[영등포 소비자저널=조석제 대표기자]
박영동 법사의 경전산책 53
🕯 오늘의 경전산책,
부처님오신날 연등의 기원
가난한 여인, 난타의 등불 이야기입니다.
작은 마음 하나가 세상을 밝힐 수 있습니다🙏
박영동 법사의 경전산책 53www.youtube.com
[경전산책 53]
가난한 여인, 난타의 등불[貧女一燈] 이야기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그 나라에 난타(難陁)라는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가난하고 고독하여 구걸하면서 살아갔다.
그녀는 국왕과 신민의 노소들이 모두 부처님과 스님들께 공양하는 것을 보고 가만히 생각하였다.
‘나는 전생에 무슨 죄로 빈천한 집에 태어나, 복밭을 만났건마는 종자가 없을까?’
못내 괴로워하고 마음 아파하면서 미미한 공양이나마 기약하고, 곧 나가 구걸하기를 늦도록 쉬지 않았으나 겨우 돈 1전을 얻었을 뿐이다.
그는 그것을 가지고 기름집으로 가서 기름을 사려 하였다. 기름집 주인은 물었다.
“1전어치 기름을 사봐야, 너무 적어 쓸 데가 없을 텐데 무엇에 쓰려는가?”
난타는 그 심정을 자세히 이야기하였다. 기름집 주인은 그를 가엾이 여겨 기름을 갑절로 주었다. 그는 그것을 얻고 매우 기뻐하여 등불 하나를 만들어서 절로 갔다.
그것을 부처님께 바친 뒤 부처님 앞에 있는 여러 등불 가운데 두었다. 그리고 서원을 세웠다.
‘저는 지금 빈궁하여 이 작은 등불로 부처님께 공양합니다. 이 공덕으로써 저로 하여금 내생에 지혜의 광명을 얻어 일체중생의 어두움을 없애게 하소서.’
이렇게 서원을 세우고는 부처님께 예배하고 떠났다.
밤이 지나 다른 등불은 모두 꺼졌으나 그 등불만은 홀로 켜져 있었다.
그때 목련(目連)은 그날 당번이 되었다. 날이 밝은 것을 보고 등불을 걷어치우려다가 그 한 등불만이 홀로 밝게 타면서 심지가 닳지 않은 것이 새로 맨 등불 같은 것을 보았다. 그는 낮에 켜는 것은 아무 소용도 없다고, 그것을 꺼 두었다가 저녁에 다시 켜려고 손으로 끄려 하였다. 그러나 불꽃은 여전하여 흔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옷자락으로 부쳤으나 불꽃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부처님께서는 목련이 그 등불을 끄려고 하는 것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지금 그 등불은 너희 성문들로서는 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비록 네가 4해(海)의 물을 거기에 쏟거나 산바람으로 그것을 불더라도 그것은 끌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일체중생을 두루 건지려고 큰마음을 낸 사람이 보시한 물건이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난타 여인은 다시 부처님께 나아가 땅에 엎드려 예배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곧 그에게 수기를 주셨다.
“너는 오는 세상 두 아승기와 백 겁 동안에 부처가 되어 이름을 등광(燈光)이라 하고, 10호(號) 여래가 지닌 공덕의 모습을 표현한 여래, 응공, 정변지 등 열 가지 이름을 가리킨다.
를 완전히 갖출 것이다.”
이에 난타는 수기를 받고 기뻐하여 꿇어앉아 출가하기를 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곧 허락하시어 그는 비구니가 되었다.
아난과 목련은 그 가난한 여자가 고액을 면하고 집을 떠나 수기 받는 것을 보고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난타 여인은 전생에 무슨 업을 지어 오랫동안 구걸하면서 살아 왔으며, 또 무슨 행으로 말미암아 부처님을 만나 출가하여 네 무리들이 공경하고 우러르면서 다투어 공양하려 합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과거에 가섭이라는 부처님이 계셨다. 그때에 어떤 거사의 부인은 몸소 나아가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을 청하였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어떤 가난한 여자에게 공양받기를 먼저 허락하고 계셨다. 그 여자는 이미 아나함의 도를 얻은 여자였다.
그때 장자의 부인은 자기의 재산이 많은 것을 믿고 그 가난한 여자를 업신여겨, 부처님께 먼저 그 청을 받은 것을 불쾌히 여겨 말하였다.
‘세존께서는 어찌하여 제 공양을 받지 않고 저 거지의 청을 먼저 받으셨습니까?’
이렇게 나쁜 말로 성인을 업신여겼다. 그 뒤로 5백 년 동안 그는 언제나 빈천한 거지 집에 태어났다. 그러나 그 뒷날 부처님과 스님들을 공양하고 공경하며 기뻐하였기 때문에 지금 부처님을 만나 집을 나와 수기를 받았고 온 나라가 공경하고 우러르느니라.”
그때 대중들은 부처님의 이 말씀을 듣고 모두 기뻐하였다.
그리고 그 나라 왕과 신민들은 그 가난한 여자가 부처님께 등불 하나를 바침으로써 부처가 되리라는 수기를 받았다는 말을 듣고 모두 흠앙하는 마음을 내어 저마다 훌륭한 의복 등 네 가지 물건을 보시하여 모자람이 없게 하였다.
그리하여 귀천 노소를 막론한 온 나라 남녀들이 향유(香油) 등불을 다투어 준비하여 기원정사로 가지고 가서 부처님께 공양하였다.
혜각 한역, 『현우경』 3권 「빈녀난타경(貧女難陀經)」 『경율이상』 38권에도 실려 있다.
[박영동 법사의 경전산책 53]
난타의 등불
— 연등은 왜 마음을 밝히는가
안녕하세요.
부처님오신날이 가까워지면
절마다 연등이 달리고,
거리에도, 사람들의 마음에도 불빛이 하나씩 켜집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오릅니다.
‘연등은 언제부터, 그리고 왜 켜기 시작했을까요?’
오늘의 경전산책은 그 질문에 가장 깊은 대답을 들려주는 이야기,
난타경(難陀經)에 전해지는 가난한 여인, 빈녀 난타의 등불 이야기입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습니다.
그 나라에 난타(難陀)라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몹시 가난하여 의지할 곳 없이
구걸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난타는 왕과 백성들, 남녀노소가
향유를 붓고 수많은 등불을 밝히며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께 공양 올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그녀의 마음속에 이런 생각이 일어났습니다.
“나는 전생에 무슨 업으로 이렇게 가난한 몸을 받았을까.
이렇게 훌륭한 복밭을 만났건만, 내게는 뿌릴 씨앗조차 없는 것일까.”
이 생각은 원망이 아니었습니다.
자기 삶을 돌아보는 참회였고,
무언가라도 올리고 싶다는 간절함이었습니다.
난타는 마음을 다잡고 그날 하루 종일 쉬지 않고 구걸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해가 기울 무렵, 손에 남은 것은 겨우 동전 한 전뿐이었습니다.
그녀는 그 돈을 꼭 쥐고 기름집으로 향했습니다.
기름집 주인이 물었습니다.
“이만한 기름으로는 쓸 데가 없을 텐데, 무엇에 쓰려는가?”
난타는 숨기지 않고 말했습니다.
“부처님께 등불 하나라도 올리고 싶습니다.”
그 말을 들은 기름집 주인은 그 마음이 가엾고 귀하여 기름을 갑절로 담아 주었습니다.
난타는 그 기름으로 작은 등불 하나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절로 올라가
이미 밝혀진 수많은 등불 사이에
자신의 등을 올려 두었습니다.
그녀는 그 앞에서 아주 조용히 서원을 세웠습니다.
“저는 지금 너무 가난하여 이 작은 등불 하나밖에 올리지 못합니다.
그러나 이 공덕으로 내 생에 지혜의 빛을 얻어
일체 중생의 어둠을 밝히는 존재가 되게 하소서.”
그리고 깊이 예를 올린 뒤 아무 말없이 돌아갔습니다.
그날 밤이 지나고 새벽이 밝았습니다.
다른 등불들은 모두 꺼졌는데,
난타의 등불 하나만 홀로 환히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그날 등불을 정리하던 이는 신통제일로 불리던 목련존자였습니다.
목련은 날이 밝았으니 등불을 거두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손으로 불을 끄려 했습니다.
그러나 불꽃은 꺼지지 않았고,
옷자락으로 덮어도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 모습을 보신 부처님께서 목련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목련아, 그 등불은 너희 성문들로는 끌 수 없다.
설령 이 세상의 모든 바닷물을 다 쏟아붓고, 거센 산바람으로 불어도
그 등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등불은 일체중생을 건지겠다는 큰 마음으로 올린 보시이기 때문이다.”
이 말씀을 듣고
난타는 다시 부처님 앞에 나아와 땅에 엎드려 예배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그녀에게 수기를 주셨습니다.
“너는 앞으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아득한 세월을 지나,
수많은 겁이 흐른 뒤 마침내 부처가 될 것이다.”
가난한 여인,
등불 하나 올린 그 마음으로 부처가 되리라는 수기였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아난과 목련은 다시 여쭈었습니다.
“세존이시여, 난타는 어떤 업으로 오랫동안 가난하게 살았으며,
또 어떤 인연으로 이와 같은 큰 과보를 얻었습니까?”
부처님께서는 과거의 인연을 들려주셨습니다.
과거 가섭불 시대,
부유한 장자의 부인이
한 가난한 여인이 부처님께 먼저 공양 올리는 것을 보고
교만한 마음으로 업신여긴 일이 있었습니다.
그 업으로 오랫동안 빈천한 삶을 살게 되었으나,
뒤늦게 다시 공경과 보시의 마음을 내었기에
오늘 이 인연을 만나 수기를 받게 되었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전해지자 왕과 백성들은 깊이 감동했고,
서로 다투듯 향유와 등불을 준비해
기원정사로 가져와 부처님께 공양했습니다.
이때부터 등불 공양이 널리 퍼졌다고 경전은 전합니다.
이 연등의 전통은 우리나라에서도 깊게 이어졌습니다.
신라와 고려를 거치며
부처님오신날 연등은
왕과 백성, 귀천을 가리지 않고 함께 밝히는 등불이 되었고,
오늘날의 연등회로 이어져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수천 개의 등이 함께 밝혀지는 그 장면은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각자의 마음이 서로의 어둠을 비추는 수행의 자리입니다.
이제 우리는 묻게 됩니다.
연등은 왜 중요한가?
연등은 무엇을 밝히는가?
난타의 이야기가 말해 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연등은 부를 드러내는 공양이 아니라
마음을 드러내는 공양이라는 사실입니다.
등불의 크기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서원,
“나 하나 밝아지는 데서 멈추지 않고
다른 이의 어둠까지 함께 비추고 싶다”는 마음,
그 마음이 세상을 밝힙니다.
그래서 부처님오신날의 연등은 장식이 아니라 수행입니다.
빛을 켜는 행위이기 전에 내 마음의 방향을 밝히는 일입니다.
오늘 우리가 밝히는 연등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다시 살아갈 용기가 된다면,
그 등불은 이미 난타의 등불이 되어
지금 이 자리에서 타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혹시 오늘,
주변의 누군가에게
작은 등불 하나를
건네고 싶어지지는 않으신가요.
말 한마디,
안부 한 통,
조용한 기도 하나라도 괜찮습니다.
우리가 밝히는 그 작은 마음의 불빛이
누군가의 어둠을 비추는 연등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의 경전산책은 이 질문으로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나는 지금, 어떤 마음의 등불을 켜고 있는가?”
감사합니다.
성불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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