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동 법사의 경전산책 15

[영등포 소비자저널=조석제 대표기자]

https://www.youtube.com/watch?v=gjHfpX_yBUg

[경전산책 15]

약왕(藥王)은 금생의 몸에서는 팔을 버리고 전 세상에서는 몸을 태웠다

수왕화(宿王華)보살1)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약왕보살은 어찌하여서 이 사바세계에 떠돌며 백만억 나유타(那由他)의 견디기 어려운 고행을 견디옵니까? 원하옵건대 조금이라도 해설하여 주옵소서.”

부처님께서 수왕화(宿王華)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항하 모래만큼이나 많은 겁 이전에 부처님께서 계셨느니라. 명호는 일월정명덕불(日月淨明德佛)2)이시며, 그 나라에는 여인이 없었다. 희견(喜見)보살3)이 부처님 법에 정진하여 나아가면서 일심으로 부처를 구하였는데, 꽉 찬 2만 년이 되어서야 일체 색신을 나타내는 삼매[現一切色身三昧]4)를 얻었노라. 이는 모두 『법화경(法華經)』5)을 들은 힘의 덕택이었느니라.

허공 중에 만다라꽃이 비처럼 내리고, 바다 이쪽 기슭에까지 전단향이 미쳐 왔다. 하늘 옷을 몸에 두르고 향유를 붓고서 스스로 몸을 태웠더니, 그 빛이 두루 80억 항하 모래만큼 많은 세계를 비추었느니라. 이야말로 참된 정진이요, 참된 법공양이었느니라. 그 몸의 불은 1천2백 년 동안 타올라 그 후에야 비로소 몸이 없어졌다. 일체 중생들도 희견보살이 법공양을 마치고 이 나라의 정덕왕(淨德王) 집에 화생(化生)6)하였음을 보았나니, 아버지에게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나는 먼저 거닐던 곳에서

이미 현신정(現身定)을 얻었으며

부지런히 큰 정진을 행하여

사랑하는 몸을 버렸습니다.

일월정명덕불은 예나 지금이나 계시는 분이므로, 바로 그곳으로 돌아가서 이 부처님께 공양하였다. 7보의 대(臺)에 앉아서 공중으로 올라가 부처님 계시는 곳에 나아가 합장하고 부처님을 찬탄하였다더라.

모습이 매우 기묘하시며

광명은 시방을 비추옵니다.

저는 마침 일찍이 공양하였사온데

이제 또 돌아와서 친히 뵈옵나이다.”

부처님께서는 희견보살에게 말씀하시었다.

“나는 죽을 때가 되었으니 오늘 밤에 열반하겠노라. 나의 법은 너에게 위촉하고 사리도 당부하나니, 마땅히 나누어 주어 널리 공양을 베풀게 할지니라.”

희견보살은 바다 기슭의 전단 향나무 장작으로 부처님을 화장하였으며, 부처님의 사리를 거두어 8만 4천의 보배 병을 만들고 8만 4천의 탑을 세웠다. 비록 이렇게 공양을 하였으나 마음은 아직도 흡족하지 못한지라, 8만 4천의 탑 앞에서 백복으로 장엄[百福莊嚴]7)된 팔을 7만 2천 년 동안을 태우면서 공양하였다. 그러자 성문(聲聞)을 구하는 한량없이 많은 사람들이 보리의 마음[菩提心]을 내어 모두가 일체 색신을 나타내는 삼매를 얻게 되었다. 모든 보살들과 천인들은 그에게 팔이 없는 것을 보고 근심하고 슬퍼하면서 말하였다.

‘일체 중생에게 있어서 희견보살은 바로 우리의 큰 스승이요 우리를 교화하시는 분이신데, 이제 그만 불구자가 되고 말았구나.’

희견보살은 대중 앞에서 서원하였다.

‘나는 두 팔을 버렸으므로 반드시 부처가 되리라. 만약 이것이 사실이요 거짓이 아니라면 나의 팔이 도로 원래대로 돌아올 것이라.’

그 때 삼천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六種震動]8)하고 하늘에서는 보배와 꽃이 비처럼 내리며, 이 때에 그 양 팔은 본래대로 회복되었다.

부처님께서는 수왕화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이 때의 희견은 바로 지금의 약왕이니라. 만약 마음을 내어 위없는 보리의 도를 얻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손가락이나 아니면 발가락 하나라도 태워서 부처님 탑에 공양할 것이라. 이렇게 하는 것이 나라와 성곽과 처자 및 3천(千)의 국토, 산과 숲, 강과 못이며 그 외 여러 가지 값진 보물로써 부처님이나 보살, 벽지불, 아라한 등에게 공양하는 것보다 더욱 앞선 공덕이 될 것이다.”

승민ㆍ보창 등 편집, 『경률이상』 제8권9)

[박영동 법사의 경전산책 15]

약왕보살의 서원 – 몸을 태워 바친 참된 공양

안녕하세요. 박영동 법사의 경전산책입니다.

오늘은 『법화경』 「약왕보살본사품」에 전해지는, 약왕보살의 전생 이야기와 소신공양의 참뜻을 함께 나누겠습니다.

어느 날, 수왕화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약왕보살은 어찌하여 이 사바세계에서 수없는 고행을 견디십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아득히 먼 옛날, 일월정명덕불(日月淨明德佛)께서 세상에 출현하셨다.

그 빛은 해와 달보다 더 밝고 청정하여, 오랜 세월 동안 중생을 교화하셨느니라.”

그 시절, 한 보살이 있었습니다. 이름은 희견보살(喜見菩薩).

그 이름처럼, 그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쁨이 솟아났습니다.

희견보살은 생각했습니다.

“부처님께 가장 큰 공양은 무엇일까? 꽃도 보물도 아니다. 바로 나의 몸이다.”

그는 향유를 붓고 스스로 불을 밝혀 몸을 태워 부처님께 바쳤습니다.

이것을 소신공양(燒身供養)이라 부릅니다.

소신공양은 단순한 자기희생이 아닙니다.

“내 생명과 몸마저 법을 위해 바치겠다”는 궁극의 신심과 서원을 상징합니다.

오늘날에도 ‘소신공양’이라는 말이 쓰이지만, 원래는 부처님께 드리는 가장 지극한 정성을 뜻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경전은 이렇게 전합니다.

희견보살의 몸이 불타는 순간, 그 빛은 무수한 세계를 비추었습니다.

“천 년이 지나도 꺼지지 않는 빛”이라 했습니다.

이는 그의 신심과 원력이 세대를 넘어 사람들을 감화시킨다는 상징이지요.

그 후에도 희견보살은 다시 태어나, 두 팔을 태워 부처님께 바쳤습니다.

사람들은 안타까워했지만, 그는 서원했습니다.

“내가 반드시 부처가 될 인연이라면, 내 팔은 돌아올 것이다.”

그 순간, 대지가 흔들리고 하늘에서 꽃이 내렸습니다.

그리고 그의 두 팔은 본래대로 회복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이 희견보살이 바로 지금의 약왕보살이다.

만약 누군가가 진심으로 깨달음을 구한다면, 손가락 하나, 발가락 하나를 태워서라도 부처님께 공양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나라와 보물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공덕이 된다.”

여기서 강조된 것은 형식이 아니라 마음, 재물이 아니라 서원입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큰 메시지를 줍니다.

작은 꽃 한 송이도, 정성 어린 합장 하나도, 부처님께 드리는 참된 공양이 될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하신 것은 희생 그 자체가 아니라, 진실하고 간절한 마음이었습니다.

오늘 하루, 우리도 작은 집착을 내려놓고, 정성 어린 마음 하나를 불태워 보십시오.

그것이 바로 부처님께 드리는 소신공양이자, 세상을 밝히는 불씨가 될 것입니다.

오늘 경전산책, 약왕보살의 이야기가 마음에 울림이 되셨나요?

그 울림이 이어지도록, 구독과 좋아요로 함께 힘을 보태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응원이 이 지혜의 여정을 계속 이어가게 하는 등불이 됩니다.

다음 시간에도 부처님의 지혜와 감동의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늘 평안하시길 기원합니다. 성불하세요. 🙏


1) 별자리[星宿]의 왕에 의해 신통력을 발휘하게 된 보살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때문에 숙(宿)은 수로 읽어야 한다.

2) 여러 보살중의 하나. 과거 무량의 항하사 겁(劫)에 출현하였던 부처라고 한다. 4만2천 겁 동안 이 세상에 머물면서 중생을 제도했는데, 해와 달보다 더 밝고 청정한 덕을 갖추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3) 희견보살은 자신을 불태워 소신공양(焼身供養)을 한 보살이다. 이런 공덕으로 약왕보살로 다시 태어난다. 법주사 외에도 희견보살로 지칭되는 석상은 월정사 9층 석탑 앞 공양상이라 한다.  

4) 보현색신삼매(普現色身三昧)라고도 하며, 일체 중생의 모습을 마음대로 나타낼 수 있는 삼매이다.

5) 「법화경」은 반야경, 유마경, 화엄경과 함께 초기에 성립된 대승경전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법화경」의 한역에는 구마라집의 「묘법연화경」과 축법호의 「정법화경」 그리고 사나굴다와 달마급다가 함께 번역한 「첨품묘법연화경」이 있다. 이 중에서도 구마라집의 「묘법연화경」이 명역이라는 평을 받아왔고, 대승불교권에서 「법화경」하면 일반적으로 이 「묘법연화경」을 가리키는 말이 된다.

6) 의존함이 없이 저절로 태어나는 것을 말한다.

7) 많은 복을 쌓은 공덕으로 갖추어진 부처의 장엄한 상(相), 보살은 3대 아승기겁이 지난 뒤에 다시 백 대겁 사이에 종자가 불과(佛果)에 이르러 32상의 복업을 느끼게 된다. 하나하나가 각각 일백 복을 심는 것을 백복장엄이라 하며, 곧 일백이 일상을 장엄하는 것이다.

8) 땅이 여섯 가지 종류로 흔들리는 현상을 말한다. 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변동(遍動)으로 땅이나 세계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두 번째는 변기로(遍起) 흔들리면서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셋째는 변용(遍湧)으로 솟아오르면서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넷째는 변각(遍覺)으로 큰소리가 나면서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다섯째는 변진(遍震)으로 은은한 소리로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여섯째는 변후(遍吼)로 천둥치듯 무서운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육종진동은 부처님이 세상에 태어나셨을 때, 출가하실 때, 성도하실 때, 처음 법을 설하겠다고 결심하셨을 때, 심오하거나 높은 차원의 경을 설하실 때, 열반을 예고하셨을 때 등 부처님에게 특별한 일이 생길 때에 일어난다.

9) 『묘법법화경(妙法蓮華經)』제6권에 나오는 약왕보살본사품(藥王菩薩本事品)을 요약한 글이다. 

박영동 법사의 경전산책 15www.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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