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동 법사의 경전산책 29www.youtube.com
[경전산책 29]
인생’에 대한 비유, 안수정등(岸樹井藤)이야기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세존께서는 사위성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이 때에 세존께서 대중 가운데서 승광왕(勝光王)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나는 지금 대왕을 위하여 한 가지 비유로써 생사의 맛과 그 근심스러움을 말하리니, 잘 듣고 잘 기억하시오.
한량없이 먼 겁 전에 어떤 사람이 광야에 놀다가 사나운 코끼리에게 쫓겨 황급히 달아나면서 의지할 데가 없었소. 그러다가 그는 어떤 우물이 있고 그 곁에 나무뿌리 하나가 있는 것을 보았소. 그는 곧 그 나무뿌리를 잡고 내려가 우물 속에 몸을 숨기고 있었소.
그 때 마침 검은 쥐와 흰 쥐 두 마리가 그 나무뿌리를 번갈아 갉고 있었고, 그 우물 사방에는 네 마리 독사가 그를 물려하였으며, 우물 밑에는 독룡(毒龍)이 있었소. 그는 그 독사가 몹시 두려웠고 나무뿌리가 끊어질까 걱정이었소. 그런데 그 나무에는 벌꿀이 있어서 다섯 방울씩 입에 떨어지고 나무가 흔들리자 벌이 흩어져 내려와 그를 쏘았으며, 또 들에서는 불이 일어나 그 나무를 태우고 있었소.”
왕은 말하였다.
“그 사람은 어떻게 한량없는 고통을 받으면서 그 보잘 것 없는 맛을 탐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 때에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그 광야란 끝없는 무명(無明)2)의 긴 밤에 비유한 것이요, 그 사람은 중생에 비유한 것이며 코끼리는 무상(無常)에, 우물은 생사에, 그 험한 언덕의 나무뿌리는 목숨에 비유한 것이요, 검은 쥐와 흰 쥐 두 마리는 밤과 낮에, 나무뿌리를 갉는 것은 찰나찰나 목숨이 줄어드는 데, 네 마리 독사는 4대(四大)3)에 비유한 것이며, 벌꿀은 5욕(五欲)4)에, 벌은 삿된 소견에, 불은 늙음과 병에, 독룡은 죽음에 비유한 것이오. 그러므로 대왕은 알아야 하오. 생ㆍ노ㆍ병ㆍ사는 참으로 두려워해야 할 것이니, 언제나 그것을 명심하고 5욕에 사로잡히지 않아야 하오.”
그 때에 승광대왕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생사의 근심스러움을 듣자 일찍이 알지 못했던 일이라 생사를 아주 싫어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합장하고 공경하며 한마음으로 우러러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큰 자비로 저를 위해 이처럼 미묘한 법의 이치를 말씀하였사오니, 저는 지금부터 우러러 받들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장하오. 대왕이여, 그 말대로 실행하고 방일하지 마시오.”
이때에 승광대왕과 대중들은 모두 다 환희하여 믿고 받들어 행하였다.
의정(義淨) 한역, 『불설비유경(佛說譬喩經)』5)
[박영동 법사의 경전산책 29]
“안수정등 – 꿀 한 방울에 매달린 삶의 비유”
안녕하세요.
숲속을 걷듯, 부처님의 말씀 속을 함께 산책하는 시간—
경전산책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오늘은 『불설비유경(佛說譬喩經)』과
『빈두로돌라사위우타연왕설법경』 등에 전해지는 깊은 가르침,
〈안수정등(岸樹井藤)〉 이야기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옛날,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원정사에 계실 때였습니다.
승광왕이 삶의 진실을 여쭙자,
부처님께서는 조용히 한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어느 날 한 남자가 광야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사나운 코끼리가 그를 향해 돌진했습니다.
그는 죽을힘을 다해 달아났지만 피할 곳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강가 언덕 아래 깊은 우물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우물 옆에는 겨우 한 가닥의 나무뿌리가 드러나 있었고,
그는 본능적으로 그 뿌리를 붙잡고 우물 속으로 몸을 숨겼습니다.
하지만 공포는 그 순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위에서는 흰 쥐와 검은 쥐가
번갈아 나무뿌리를 갉고 있었고,
사방에서 네 마리 독사가 고개를 치켜올리고 있었으며,
우물 바닥에서는 독룡이 입을 벌리고 있었습니다.
멀리서는 들불이 번져와
그가 매달린 나무를 서서히 태우고 있었습니다.
그는 속절없이 흔들리는 뿌리에 매달린 채
죽음의 어둠을 내려다보다 절망했습니다.
바로 그때—
나무 위에서 떨어진 벌꿀 한 방울이
그의 입에 살짝 스쳤습니다.
그는 그 작은 단맛에 마음을 빼앗기고
잠시 모든 두려움을 잊었습니다.
승광왕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토록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어찌 그 작은 꿀방울에 마음을 빼앗길 수 있단 말입니까?”
부처님께서 조용히 답하셨습니다.
“대왕이여, 이 비유 속에는
중생의 삶 전체가 담겨 있나이다.”
그리고 하나하나 뜻을 풀어 설명하셨습니다.
광야는 끝없이 되풀이되는 생사(生死)이며
광야를 헤매는 남자는 진리를 알지 못한 중생이고
쫓아오는 코끼리는 모든 것이 변한다는 무상(無常)이며
우물은 생사로 이어지는 우리 몸,
매달린 나무뿌리는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목숨,
흰쥐와 검은 쥐는 밤과 낮, 흘러가는 세월,
네 마리 독사는 땅·물·불·바람의 사대(四大)가 일으키는 고통,
들불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늙음과 병,
우물 아래 독룡은 마침내 다가오는 죽음,
꿀 한 방울은 사람들이 놓지 못하는 오욕(五欲)—
음식, 재물, 명예, 감각, 잠을 뜻하나이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이셨습니다.
“대왕이여,
중생은 생로병사의 고통 속에 매달려 있으면서도
입에 떨어지는 작은 단맛에 마음을 빼앗기나이다.
그러나 그 맛은 겨자씨와 같고,
그로 인한 괴로움은 수미산과 같으니
오욕에 취하여 방일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승광왕은 깊은 감동에 합장하고 아뢰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제야 삶의 실상을 알겠습니다.
오욕의 꿀을 좇지 않고, 바른 길을 따르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미소 지으며 말씀하셨습니다.
“장하도다, 대왕이여.
그 말대로 실행하고 방일하지 말지어다.”
이 ‘안수정등’ 이야기는
전국의 많은 사찰 법당 벽화에 그려져 있습니다.
우물에 매달린 사람,
그 뿌리를 갉는 흰·검은 쥐,
사방에서 노리는 독사,
아래의 독룡,
그리고 꿀 한 방울….
그 벽화를 바라보기만 해도
“나는 지금 무엇에 매달려 있는가?”
라는 질문이 자연스레 떠오릅니다.
그 한 번의 질문이 바로 수행의 시작입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말합니다.
“나는 지금 어떤 꿀 한 방울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는가?”
우리의 목숨은 매 순간 줄어들고,
삶의 줄기는 언제 끊어질지 모릅니다.
부처님 말씀처럼—
“삶의 달콤함에 취하지 말고,
깨어서 그 덧없음을 보라.”
오늘 하루, 잠시 멈추어
당신의 마음이 붙잡고 있는 ‘등나무 줄기’를 살펴보세요.
그 집착을 내려놓는 순간,
진정한 자유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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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가 당신의 하루에 함께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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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 한 방울에 매달린 삶”
부처님이 말씀하신 인생의 비유
#안수정등 #무상 #경전산책
📘 안수정등 – 꿀 한 방울에 매달린 삶의 비유
광야, 코끼리, 우물, 독사, 독룡…
그리고 작은 꿀 한 방울.
부처님께서 승광왕에게 들려주신 ‘안수정등’ 비유는
우리 인생의 덧없음과 오욕의 집착을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사찰 벽화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이 이야기를
오늘 경전산책에서 깊이 있게 나누어 봅니다.
📚 출처
『불설비유경』, 『빈두로돌라사위우타연왕설법경』, 『경율이상』 44권
🙏 마무리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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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수정등(岸樹井藤)은 ‘강기슭의 나무, 우물속의 등나무’란 뜻으로 불가에서 말하는 ‘인생’에 대한 탁월한 비유설화이다.
2) 무명(無明)은 산스크리트어 아비드야(avidyā)와 모하(moha)의 번역어로서 명지(明知, vidyā)가 없는 것, 즉 이[理: 진실한 도리]를 깨치지 못하고 사[事: 사물]에 통달하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 무명(無明)이 12연기(十二緣起)의 제1지분을 이루고 있는 것에서 보듯이, 불교의 가르침에 따르면, 무명은 미혹된 존재가 겪는 괴로움[苦]의 근본으로 이해되고 있으며, 추구하는 대상에 대한 채워지지 않은 불만족(不滿足)의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갈애(渴愛) 즉 탐욕(貪欲) 또는 집착(執着)과 표리의 관계를 이루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3) 세상 만물을 구성하는 땅, 물, 불, 바람의 네 가지 요소를 말한다.
4) 일반적으로 불가(佛家)에서 5욕(五慾)이라고 하면 식욕·색욕·재욕·명예욕·수면욕 등을 말한다..
5) 이 비유설화는 구나발타라(求那跋陀羅) 한역, 빈두로돌라사위우타연왕설법경(賓頭盧突羅闍爲優陀延王說法經)과 『경율이상』 44권에도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