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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동 법사의 경전산책 24www.youtube.com
[경전산책 24]
괴로움의 근본이 무엇일까?
옛날 부처님께서 사위국 정사에 계셨다. 그때 어떤 네 비구가 나무 밑에 앉아서 서로 의논하여 물었다.
“온 세상에서 무엇이 가장 괴로운가?”
한 사람이 말하였다.
“천하의 괴로움 중에서 음욕보다 더한 것이 없다.”
또 한 사람이 말하였다.
“이 세상의 괴로움 중에서 성내는 것보다 더 괴로운 것이 없다.”
또 한 사람이 말하였다.
“이 세상의 괴로움 중에서 배고프고 목마른 것보다 더 괴로운 것은 없다.”
또 한 사람이 말하였다.
“천하의 괴로움 중에서 놀라움과 두려움보다 더 괴로운 것은 없다.”
이처럼 괴로움의 뜻을 두고 서로 다투기를 그치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그것을 아시고 그곳으로 가서 그 비구들에게 물으셨다.
“무슨 일로 서로 다투느냐?”
그들은 일어나 예배하고 이야기하던 일을 자세히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아직 괴로움의 뜻을 깊이 알지 못하고 있구나. 천하에서 몸보다 더 괴로운 것은 없느니라. 배고프고 목마른 것과 추위와 더위, 그리고 미워하고 성내는 것, 놀라고 두려워하는 것, 색욕과 원한은 모두 몸으로부터 생기기 때문이다.
무릇 몸은 온갖 괴로움의 근본이요, 모든 재앙의 근원이다. 마음을 괴롭히고 생각을 태우며 근심하고 두려워하는 온갖 실마리와 삼계의 모든 곤충이 서로 해치는 것과 우리를 결박해 생사가 그치지 않는 것이 모두 이 몸으로부터 생겨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세상의 온갖 괴로움을 여의려면 마땅히 적멸(寂滅)을 구해야 하나니, 마음을 거두어 잡고 바른길을 지켜, 말끔하게 아무 생각이 없어야 열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 그것이 가장 즐거운 것이기도 하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을 위하여 게송을 말씀하시고,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아주 오랜 옛날에 다섯 가지 신통을 가진 비구가 있었는데 이름을 정진력(精進力)이라 하였다. 그는 어느 산속의 나무 밑에 앉아 고요히 도를 닦고 있었다.
그때 네 마리 짐승이 항상 그의 곁에 의지해 편안히 살고 있었는데 첫째는 비둘기요, 둘째는 까마귀이며, 셋째는 독사요, 넷째는 사슴이었다. 이 네 마리 짐승은 낮에는 나가 먹이를 구하다가 날이 저물면 돌아오곤 하였다.
어느 날 밤 네 마리 짐승은 저희끼리 서로 물었다.
‘이 세상에서 무엇이 제일 괴로운가?’
까마귀가 말하였다.
‘배고프고 목마른 것이 가장 괴롭다. 배고프고 목마를 때에는 몸이 피로하고 눈이 어두워지며 정신이 편치 못해서 그물에 몸을 던지기도 하고 작살이나 칼날도 돌아보지 못한다. 우리가 몸을 죽이는 것이 모두 그것 때문이다. 그러므로 배고프고 목마른 것이 가장 괴롭다고 말하는 것이다.’
비둘기가 말하였다.
‘음욕이 가장 괴롭다. 색욕(色慾)1)이 불꽃처럼 일어날 때는 아무것도 돌아보거나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몸을 위태롭게 하고 목숨을 잃는 것이 모두 그것으로 말미암지 않는 것이 없다.’
독사가 말하였다.
‘성내는 것이 가장 괴롭다. 독한 마음이 한 번 일어나면 친함과 친하지 아니함을 가리지 않고 남을 죽이기도 하고 또 스스로 죽기도 한다.’
사슴이 말하였다.
‘놀라움과 두려움이 가장 괴롭다. 나는 숲속에서 놀면서도 늘 마음으로 사냥꾼이나 늑대나 이리들에게 습격당할까 걱정하고 두려워하다가 어디서 그럴싸한 소리가 들리면 곧 내닫다가 구덩이에 빠지기도 하고 언덕에서 떨어지기도 하며, 어미와 새끼가 서로 헤어져 애를 태우며 슬퍼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놀라움과 두려움이 가장 괴롭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때 정진력은 대답하였다.
‘너희들이 말하는 것이 모두가 아니니 괴로움의 근본을 구명하지는 못한 것이다. 천하에서 가장 큰 괴로움은 몸을 가지고 있는 것보다 더한 것은 없다. 이것이야말로 괴로움의 그릇이어서 근심과 두려움이 한량이 없다. 나는 이 때문에 세속을 버리고 도를 배우면서 뜻을 없애고 생각을 끊으며 4대(四大)2)를 탐내지 않는 것이다. 괴로움의 근원을 끊으려 하며 열반에만 뜻을 두는 것이다. 열반의 도란 고요히 사라지며 형상이 없으니 근심과 걱정은 영원히 끝나게 된다. 그렇게 되고서야 비로소 크게 편안해질 것이니라.’
네 짐승은 이 말을 듣고 마음이 이내 열리고 풀렸느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의 5통 비구가 바로 지금의 나이고, 그때의 네 짐승은 바로 지금의 너희 네 사람이다. 전세에 이미 괴로움의 근본이 되는 이치를 들었거늘, 어째서 오늘까지도 그런 말들을 하고 있느냐?”
비구들은 이 말을 듣고 부끄러워하면서 자신을 책망하며 이내 부처님 앞에서 아라한 도를 얻었다.
법거ㆍ법립 공역, 『법구비유경』 제3권3)
[박영동 법사의 경전산책 24]
괴로움의 근본은 어디에 있을까 – 부처님이 들려주신 네 짐승의 이야기
안녕하세요.
박영동 법사입니다.
숲속을 걷듯,
부처님의 말씀 속을 함께 산책하는 시간 —
경전산책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오늘은 『법구비유경』 제3권과 『경율이상』 제18권에 전해지는
**〈괴로움의 근본이 무엇인가〉**라는 이야기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어느 날, 부처님께서 사위국의 기원정사에 계셨습니다.
그때 네 명의 비구가 나무 아래에 앉아 서로 묻고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괴로운 것이 무엇일까?”
한 비구가 말했습니다.
“음욕보다 더한 괴로움은 없다.”
또 다른 비구가 말했습니다.
“성내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괴로움이다.”
셋째 비구는 말했습니다.
“배고픔과 목마름이 가장 괴롭다.”
마지막 비구가 대답했습니다.
“놀라움과 두려움이 세상에서 가장 괴롭다.”
이렇게 서로 자기 생각을 고집하며,
끝내 다툼이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때 부처님께서 그 자리에 오셔서 말씀하셨습니다.
“무슨 일로 그렇게 다투느냐?”
비구들이 상황을 말씀드리자,
부처님께서 고요히 미소 지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대들은 아직 괴로움의 근본을 알지 못하고 있구나.
세상에서 ‘몸’보다 더 괴로운 것은 없다.
배고픔도, 성냄도, 두려움도, 욕망도 ──
모두 이 몸으로부터 일어나는 것이다.”
“몸은 모든 괴로움의 그릇이며,
마음을 괴롭히고, 근심과 두려움을 일으키는 근본이다.
그러므로 괴로움을 벗어나려면
마음을 고요히 하고, 적멸(寂滅)을 구해야 한다.
그리하여 생각이 사라지고 고요함이 머물면
열반의 기쁨을 얻게 되리라.”
부처님께서는 이어 제자들에게
옛날의 한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옛날, ‘정진력(精進力)’이라는 한 비구가
산속 나무 아래에서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그 곁에는 네 마리의 짐승이 살고 있었습니다 —
비둘기, 까마귀, 독사, 그리고 사슴이었습니다.
어느 날 밤, 그들은 서로에게 물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괴로운 것이 무엇일까?”
까마귀가 말했습니다.
“배고픔과 목마름이 가장 괴롭다.”
비둘기가 말했습니다.
“욕망이 가장 괴롭다.
불길처럼 타오르며 모든 걸 삼킨다.”
독사는 말했습니다.
“성냄이 가장 괴롭다.
한 번 일어나면 자신도, 남도 해친다.”
사슴은 조용히 말했습니다.
“두려움이 가장 괴롭다.
언제 공격받을지 몰라 늘 불안하다.”
그때 정진력 비구가 말했습니다.
“그대들이 말한 것은 모두 괴로움이지만,
그 근본은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괴로움은 ‘몸’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몸이 있기 때문에 배고픔도, 욕망도, 두려움도 생긴다.
이 몸의 집착을 여의고 열반의 길로 나아가야
진정한 평화를 얻을 수 있다.”
그 말을 들은 네 짐승은
마음이 열리고 두려움이 사라졌습니다.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때의 정진력 비구가 바로 나이고,
그 네 마리 짐승이 바로 지금의 너희들이다.”
그 말을 들은 제자들은 부끄러움에 고개를 숙였고,
그 자리에서 마음이 열려,
아라한의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오늘의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의 괴로움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우리는 종종 세상 탓을 하며,
누군가의 말과 상황을 원망합니다.
하지만 부처님께서는 괴로움의 근본이
바로 ‘몸과 마음의 집착’이라 하셨습니다.
욕망이 일어나도, 두려움이 생겨도,
그 뿌리를 바라볼 수 있다면
그때부터 괴로움은 우리를 지배하지 못합니다.
몸이 아프고,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잠시 멈추어 호흡을 바라보십시오.
그 고요 속에서 ‘나’라는 집착이 놓여질 때,
그곳에서부터 열반의 길이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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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평안하십시오.
1) 오욕(五欲)의 한 가지로, 눈으로 보이는 대상[色]에 대한 욕망을 말한다. 우리 몸의 오관(五官, 눈ㆍ귀ㆍ코ㆍ혀ㆍ몸)이 그 대상인 오경(五境, 색ㆍ소리ㆍ냄새ㆍ맛ㆍ촉감)을 탐착하는 것을 오욕이라 하는데, 그중 색욕(色欲)은 눈이 인식 대상인 색경(色境)을 탐하는 것을 말한다.
2) 4대(四大)는 불교의 규정으로 모든 물질을 구성하는 지(地), 수(水), 화(火), 풍(風)을 가리킨다.
3) 이 내용은 『경율이상』 18권에도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