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동 법사의 경전산책 31

[영등포 소비자저널=조석제 대표기자]
박영동 법사의 경전산책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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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산책 31]

석가모니의 전생, 선혜 선인과 구리 여인의 부부인연 이야기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그때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과 함께 대숲에 머무르셨는데, 이 여러 비구들은 아침에 옷을 입고 바루를 가지고 성에 들어가서 걸식을 하여 머무르던 곳으로 돌아와서 먹기를 마치고 손을 씻고 양치질하고는 저마다 옷과 바루를 거두고 강당에 모여서 모두가 함께 과거의 인연을 말하고자 하였다.
그때 세존은 세간을 뛰어난 깨끗한 하늘 귀로써 여러 비구들의 말하는 소리를 듣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강당 위에 이르시어 대중 가운데 앉으시고는 비구들에게 물으셨다.
“너희들은 함께 모여서 무슨 법을 말하려고 하였느냐?”
이때 비구들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밥을 먹고 손을 씻고 양치질을 한 뒤에 일부러 함께 여기에 모여서 각각 과거의 인연을 말씀하심을 듣고자 합니다.”
이때 세존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이 과거 인연을 듣고 싶으면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서 잘 생각하여라. 이제 너희들에게 말하리라.”
비구들은 아뢰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즐거이 듣겠습니다.”
[중략]
그때 선혜 선인(善慧仙人) 선혜 선인의 이야기는 부처님의 전생 중 한 인물로서, 불교의 가르침인 자비와 헌신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예시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전신이다.
은 산중에 있으면서 다섯 가지의 기이한 꿈을 꾸었는데, 첫째 꿈은 큰 바다에서 누워 있음이요, 둘째 꿈은 수미산을 베고 있음이요, 셋째 꿈은 바다 가운데의 일체중생들이 그의 몸 안으로 들어옴이요, 넷째 꿈은 손으로 해를 붙잡고 있음이요, 다섯째 꿈은 손으로 달을 붙잡고 있는 것이었다.
이 꿈을 꾸고 나서 매우 놀라 깨어서는 생각하였다.
‘나의 이제 꿈이야말로 작은 일이 아니로다.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 성안에 들어가서 여러 지혜로운 이에게 물어야겠구나.’
그리고는 사슴 갖옷을 입고 손에 물병과 지팡이며 우산을 가지고서 성읍으로 들어가는데, 지나가는 외도가 살고 있고 5백 인에 우두머리가 있었으므로, 선혜는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꿈꾸었던 것을 묻고, 아울러 그들이 닦는 바의 일을 자세히 살펴야겠다.’
곧 여러 사람들과 같이 도의 이치를 강론하여 그 다른 소견을 깨뜨려 주자, 때에 5백 인은 곧 굴복하고 제자 되기를 바라며 선혜에게 깊은 공경을 내면서 저마다 은전 한 푼씩을 올렸다.
다시 5백의 외도들은 선혜의 변재와 총명을 보고서 역시 따라 기뻐하였는데, 이때 여러 외도들은 함께 의논하여 말하였다.
“지금 보광 여래(普光如來) 불교에서 과거불로, 석가모니의 전생에 수기를 준 부처이다. 산스크리트로는 Dipamkara라 하는데, 이를 의역하여 정광(定光)여래·등광(燈光)여래·보광(寶光)여래·정광(錠光)여래·연등(燃燈)여래라고 하며, 음역하여 제화갈라·제원갈이라고도 한다.
께서 세상에 나오셨다.”
선혜 선인은 이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서면서, 마음이 크게 기뻐서 날뛰기를 한량없이 하고는 곧 외도들과 작별하고 떠나가므로, 외도들은 물었다.
“스승께서는 어디에 가십니까?”
선혜 선인은 대답하였다.
“나는 이제 보광불에게 가서 공양을 베풀어야 하겠노라.”
그때 선혜가 5백 은전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다 왕가(王家)의 사람들이 도로를 펀펀하게 다스리고 향수를 땅에 뿌리며 당기ㆍ번기ㆍ일산을 벌려 세우면서 갖가지로 장엄하는 것을 보고 물었다.
“무슨 일 때문에 이런 일을 하십니까?”
그러자 왕가 사람은 대답하였다.
“세상에 부처님이 나오셨는데 명호가 보광불이십니다. 이제 등조왕께서 청하셨으므로 성에 들어오시는데, 그 때문에 바쁘게 도로를 장엄하는 것입니다.’”하므로 선혜는 다시 거기 길에 있는 사람에게 물었다.
“당신은 어디에 유명한 꽃들이 있는 줄을 아십니까?”
그러자 대답하였다.
“도사여, 등조 대왕께서 북을 치고 국내에 영을 내리면서, ‘유명한 꽃은 모두 팔지를 말고 다 왕에게 보내라’라고 하였었습니다.”
그러자 선혜는 듣고 마음에 크게 괴로워하였으나 뜻에 오히려 그만두지 않고 애를 쓰며 꽃 있는 처소를 찾다가 얼마 안 되어 왕가의 하인 구리 여인 구리 부인은 구리선녀(瞿吏仙女)라고도 하며, 야소다라 부인의 전신이다..
을 만났으니, 몰래 일곱 송이의 푸른 연꽃을 가지고 지나는데 왕의 금령을 무서워하며 병 속에 감춰 둔 것이 선혜의 지극한 정성에 감동하여 그 연꽃이 병 밖으로 솟아 나왔었다.
선혜는 멀리서 보고 곧 쫓아가 부르면서 말하였다.
“아가씨, 잠깐 멈추십시오. 이 꽃을 팔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구리 여인은 듣고 마음에 매우 놀라면서 생각하였다.
‘꽃을 아주 은밀히 감추었는데, 이 남자는 누구길래 나의 꽃을 보고 사기를 청할까?’ 하고 그 병을 돌아봤더니 과연 꽃이 밖으로 드러나 있었기에 기이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대답하였다.
“남자여, 이 푸른 연꽃은 궁전 안에 보내야 하며, 부처님께 올리려 하는 것이므로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자 선혜는 또 말하였다.
“청컨대, 5백 은전으로 다섯 송이만 삽시다.”
구리 여인은 의심을 하면서 다시 생각하였다.
‘이 꽃의 값어치는 몇 전에 불과한데, 이 남자는 은전 5백으로 다섯 송이를 사겠다고 하는구나.’ 그리고는 곧 물었다.
“이 꽃을 가져다 무엇에 쓰려고 하십니까?”
그러자 선혜는 대답하였다.
“이제 여래께서 세상에 나오셨는데, 등조 대왕이 청하여 성에 들어오신다고 하기에 일부러 이 꽃을 구하여 공양을 하려 합니다. 아가씨는 아셔야 합니다. 모든 부처님ㆍ여래는 만나기 어려움이 마치 우담바라 꽃[優曇鉢花] 우담바라(산스크리트어 uḍumbara)는 불교 경전에서 말하는 꽃이다. 인도에 나무는 있지만, 평소에는 꽃이 없다가 3000년마다 한 번, 여래(如來)가 태어날 때나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나타날 때만 그 복덕으로 말미암아 꽃이 핀다고 한다.
이때 한 번 나타남과 같습니다.”
그러자 구리 여인은 또 물었다.
“여래께 공양을 하여 무엇을 구하려고 합니까?”
선혜는 대답하였다.
“일체종지(一切種智) 모든 현상의 있는 그대로의 평등한 모습과 차별의 모습을 두루 아는 부처의 지혜를 말한다.
를 성취하여 한량없이 고통받는 중생들을 제도 해탈시키기 위해서입니다.”
그때 하인은 이 말을 듣고 생각하였다.
‘이제 이 남자는 얼굴 모습이 단정하고 사슴 갖옷을 입어 겨우 몸만을 가렸으나 정성을 다하며 돈을 아끼지 않는구나.’ 그러면서 곧 말하였다.
“제가 이제 이 꽃을 드릴 터이니, 제가 날 적마다 언제나 당신의 아내가 되기를 원합니다.” 선혜 선인은 싯다르타로 태어나고, 구리선녀는 야소다라로 태어나 부부가 되었다.
선혜는 대답하였다.
“나는 맑은 행을 닦고 함이 없는 도[無爲道]를 구하는 터이므로 서로가 나고 죽는 인연은 허락할 수 없습니다.”
그러자 구리 여인은 바로 말하였다.
“만약 나의 이 소원을 따르지 않겠다면 꽃을 드릴 수 없습니다.”
선혜는 또 말하였다.
“그대가 만약 결정코 나에게 꽃을 주지 않겠다면 그대의 소원을 따르겠소. 그러나 나는 보시를 좋아하여 남의 뜻을 거스르지 못하므로, 만약에 어떤 이가 와서 나에게 머리와 눈과 골수와 뇌며 아내와 아들을 구하려 할 경우, 당신은 못하게 하거나 나의 보시하려는 마음을 무너뜨리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자 구리 여인은 대답하였다.
“거룩하고 거룩하십니다. 공경하며 하라는 명을 따르겠습니다. 지금 저는 여자인지라 연약하여 나아가지를 못하므로 이 두 송이 꽃까지 맡기오니, 부처님께 바치시면서 저와 날 적마다 이 소원을 잃지 않게 하며, 잘났거나 못났거나 간에 떨어지지 않으리니 반드시 마음속에 간직하여 부처님께서 알게 하십시오.” 불교화혼식에서 신랑이 다섯 송이의 꽃과 신부가 올린 두 송이의 꽃을 부처님께 올리는 예식의 유래가 되었다.
그때 등조왕은 그 여러 아들들과 뭇 관속들이여, 바라문들과 함께 좋은 향과 꽃이며 갖가지 공양 거리를 가지고 나가서 보광 여래를 받들어 영접하였으며, 온 나라 인민들도 모두가 따랐다.
이때 선혜의 5백 제자들은 함께 서로 말하였다.
“오늘 국왕과 여러 신하며 백성들이 모두 다 보광불께 나아가고 큰 스승께서도 지금쯤은 이미 가셨을 터이니 우리들도 거기에 가서 예배 공경합시다.”
이런 말들을 하고서 모두가 함께 가다가 길에서 멀지 않은 데서 선혜를 만났다. 스승과 제자들이 서로 만나자 기뻐하기를 한량없이 하다가 같이 보광불께 나아가서 등조왕을 보았더니, 이미 부처님의 앞에 이르러서 맨 처음에 공양하고 예배를 하였으며 이렇게 차례로 여러 대신들까지 역시 저마다 예배 공경하면서 아울러 이름 있는 꽃을 흩었는데, 꽃은 모두 땅에 떨어져 버렸다.
그때 선혜는 5백의 제자들과 함께 여러 사람들이 여러 가지로 공양하여 마치는 것을 본 뒤에 여래의 상호를 자세히 살피면서 또 여러 고통 받는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하여 또한 일체 종지를 만족시키기 위하여 곧 다섯 송이를 뿌렸더니 모두가 공중에 머무르면서 꽃받침으로 변화하였으며, 뒤에 두 송이를 흩뿌리자 역시 공중에 머무르면서 부처님의 양 곁을 둘러쌌다.
그때 국왕과 권속 들이며 일체 신민과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며 사람인 듯 아닌 듯한 것들이 이 기이한 것을 보고 전에 없던 일이라 찬탄하였다.
이에 보광 여래는 걸림이 없는 지혜로써 선혜를 칭찬하셨다.
“장하고 장하도다. 선남자야, 너는 이 행 때문에 한량없는 아승기겁을 지나면 부처가 되리니, 명호는 석가모니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 세존이라 하리라.”
그때 여래는 수기(授記) 수기(授記)는 수행자가 미래에 최고의 깨달음을 성취하게 되리라고 부처님이 약속하고 예언하는 것을 말한다.
를 하신 뒤에 아직도 선혜가 신선의 상투를 하고 사슴 갖옷을 입고 있음을 보시고, 여래는 이 옷과 거동을 버리게 하시려고 곧 땅을 변화시켜 진창을 만드시니, 선혜는 부처님께서 여기를 가셔야 하는데 땅이 곤죽이었는지라 마음으로 생각하였다.
‘어떻게 천 개의 바큇살이 있으신발로써 여기를 밟고 지나가게 하겠는가.’
그리고는 곧 가죽옷을 벗어서 땅에 깔았으나 진흙이 묻지 않도록 하는 데 부족하였으므로 이에 또 머리칼을 풀어서 역시 덮었다.
그러자 여래는 곧 밟으시고 건너시면서 그대로 수기를 하셨다.
‘너는 뒤에 부처가 되어서 5탁악세(五濁惡世) 우리가 살고 있는 사바세계는 다섯 가지 혼탁함이 만연되어 있다고 해서 오탁악세(五濁惡世)라고 한다. 오탁(五濁)은 겁탁(劫濁), 견탁(見濁), 명탁(命濁), 중생탁(衆生濁), 번뇌탁(煩惱濁)을 말한다.
에서 모든 하늘과 사람들을 제도시키는 데에 어렵게 여기지 않음이 반드시 나와 같으리라.’
그때 선혜 비구는 보광 여래에게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옛날에 깊은 산중에 있으면서 다섯 가지의 기특한 꿈을 꾸었습니다. 오직 세존이시여, 저에게 이 꿈의 형상을 풀이하여 주시기를 원합니다.”
그때 보광 여래는 대답하셨다.
“장하구나, 네가 만약 이 꿈의 이치를 알고자 하면 너에게 말을 하겠노라.
꿈에 큰 바다에 누워 있는 것은 너의 몸이 즉시 나고 죽는 큰 바다의 가운데에 있다 함이요, 꿈에 수미산을 베고 있는 것은 나고 죽는 데서 뛰어나와 열반을 얻는 형상이요, 꿈에 큰 바다 가운데의 온갖 중생들이 몸 안으로 들어온 것은 장차 나고 죽는 큰 바다에서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귀의할 곳이 됨이요, 꿈에 손으로 해를 붙잡은 것은 지혜의 광명이 널리 법계를 비춤이요, 꿈에 손으로 달을 붙잡는 것은 방편과 지혜로써 나고 죽는 데에 들어서 맑고 시원한 법으로써 중생들을 교화하여 뜨거운 번뇌를 여의게 하는 것이니라.
이 꿈의 인연이야말로 바로 너의 장래에 부처를 이루는 형상이니라.”
구나발타라 한역, 『과거현재인과경(過去現在因果經)』 『과거현재인과경(過去現在因果經)』은 부처님의 전기이다. 부처님께서 전생에 보살행을 닦으신 것부터 시작하여 도솔천에서 강림하여 태(胎)에 들고, 깨달음을 이루어 여러 제자들을 제도하는 대목까지 설해져 있다. 이 경전은 줄여서 『과현인과경(過現因果經)』 또는 『인과경(因果經)』이라고 일컬어진다. 『수행본기경(修行本起經)』 및 『불설태자서응본기경(佛說太子瑞應本起經)』, 『불소행찬(佛所行讚)』 및 『보요경(普曜經)』 등에도 실려 있다.
제1권
[박영동 법사의 경전산책 31]
석가모니 부처님의 전생—선혜 선인과 구리 여인의 연꽃 인연 이야기
안녕하세요. 박영동 법사의 경전산책입니다.
오늘은 『과거현재인과경』에 전해지는 이야기,
선혜 선인(善慧仙人)과 구리 여인 그리고 연등불께 받은 수기(授記)를 나누겠습니다.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의 어느 날,
비구들이 공양을 마친 뒤 모여 과거의 인연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 소리를 들으신 부처님께서 법당으로 올라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과거 인연을 알고자 한다면 잘 듣고 깊이 생각하라.
이제 나의 먼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겠다.”
비구들은 합장하며 기쁘게 대답했습니다.
“세존이시여, 기꺼이 듣겠습니다.”
부처님의 전생인 선혜 선인은 산중에서 고요히 수도하던 성자였습니다.
어느 날 그는 다섯 가지 신비로운 꿈을 꾸었습니다.
바다 위에 누워 있는 꿈.
수미산을 베고 있는 꿈.
온갖 중생이 그의 몸속으로 들어오는 꿈.
그리고 손으로 해와 달을 붙잡는 꿈
잠에서 깨어난 선혜는 생각했습니다.
“이 꿈은 분명 보통 일이 아니다. 그 뜻을 물어야겠다.”
사슴가죽옷을 걸치고, 물병과 지팡이를 들고 산을 내려가 성으로 향했습니다.
그 길에서 도를 논하던 외도 500명을 만났습니다.
선혜는 그들의 의문을 차근히 풀어주며 바른 법을 설명했습니다.
외도들은 모두 감복하여 선혜에게 귀의했고,
공양으로 은전 500냥을 바쳤습니다.
그때 누군가 외쳤습니다.
“지금 연등불께서 세상에 나오셨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선혜의 온몸에 전율이 일었습니다.
“부처님을 뵈어야 한다! 공양을 올려야 한다!”
그러나 연등불께 바칠 꽃을 구할 수 없었습니다.
왕이 모든 꽃을 궁궐로 들이게 하라는 명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그때 푸른 연꽃 일곱 송이를 은밀히 가지고 가던 구리 여인을 만났습니다.
선혜는 간절한 마음으로 말했습니다.
“부인, 그 꽃을 저에게 팔아 주십시오.”
“이 꽃은 궁궐로 들어갈 꽃이니 팔 수 없습니다.”
그러나 선혜의 지극한 마음이 구리 여인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그녀는 조심스레 물었습니다.
“성자님, 이 꽃으로 무엇을 하시려 합니까?”
선혜는 마음의 깊은 서원을 담아 답했습니다.
“연등불께 공양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할 지혜,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얻고자 합니다.”
그 순간, 구리 여인의 마음이 크게 흔들렸습니다.
“그렇다면… 꽃을 드리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 소원이 있습니다.
제가 태어날 때마다, 당신의 아내가 되기를 원합니다.”
보시행을 이루기 위해 선혜는 이 약속을 받아들였습니다.
그 마음은 이미 부처님께 향해 있었고,
그의 발걸음마다 향기로운 공양의 뜻이 피어났습니다.
이 인연은 먼 훗날—
선혜는 싯다르타로,
구리 여인은 야소다라로 태어나
다시 부부의 인연을 이루게 됩니다.
또한 오늘날 불교 화혼식에서
신랑이 다섯 송이, 신부가 두 송이의 연꽃을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전통도
바로 이 일곱 송이 연꽃 공양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집니다.
한 생의 서원이 인연을 이루고,
그 인연이 다시 새로운 서원을 낳은 것입니다.
선혜는 구리 여인의 손에서 연꽃 일곱 송이를 받아 들고,
깊은 서원을 가슴에 새긴 채 연등불께서 오시는 길로 조용히 걸음을 옮겼습니다.
그 무렵, 왕과 백성들이 길을 장엄하며 연등불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꽃을 뿌렸지만, 꽃은 땅에 떨어질 뿐이었습니다.
선혜는 연꽃 다섯 송이를 올렸습니다.
그 순간, 꽃은 공중에 머물러 연등불 주위를 감싸는 광명의 꽃받침으로 변했습니다.
마지막 두 송이를 올리자
부처님의 양옆으로 두 줄기의 연꽃광명이 길게 펼쳐졌습니다.
대중은 숨을 삼키며 탄성을 올렸습니다.
그때 연등불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장하도다, 선혜여.
그대의 공양과 이 마음으로
아득한 아승기겁이 지나면
석가모니 여래가 되어
오탁악세의 중생을 제도하리라.”
이것이 바로 석가모니 부처님께 주어진 첫 번째 수기(授記)였습니다.
대자비와 지혜가 응축된 순간—
과거와 미래가 한 줄기로 이어지는 장엄한 예언이었습니다.
선혜는 감동 속에 여쭈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산중에서 꾸었던 꿈의 뜻은 무엇입니까?”
연등불께서는 설명하셨습니다.
“바다는 윤회의 세계,
수미산은 열반,
중생들이 몸에 들어온 꿈은 장차 중생의 귀의처가 될 징표,
해는 지혜,
달은 자비의 상징이니,
이 모든 꿈은 한 가지를 말한다.
그대는 미래의 부처다.”
선혜 선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여러분은 무엇을 느끼셨습니까?
한 송이 연꽃을 올리기 위한 간절한 마음,
중생을 향한 깊은 서원,
그리고 인연을 소중히 여긴 그 한순간의 선택이
아득한 세월을 지나
부처님의 깨달음으로 이어졌습니다.
선혜 선인의 한 송이 연꽃 공양이
석가모니 부처님의 출현으로 이어졌듯,
오늘 우리가 행하는 작은 마음 하나,
작은 서원 하나가 언젠가 누군가의 희망이 되고,
또 우리의 깨달음의 씨앗이 되지 않을까요?
이 전생담은 조용히 일깨워 줍니다.
‘깨달음은 큰일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한 마음에서 시작된다.’
오늘도 그 씨앗을 심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성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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