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동 법사의 경전산책 68

박영동 법사의 경전산책 68

[영등포 소비자저널=조석제 대표기자]

박영동 법사의 경전산책 68

📩 여름의 끝자락,

잠시 마음을 돌아보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별주부전’과 닮은 이야기가
이미 불교 경전에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왜 우리는 뻔히 알면서도
욕망에 흔들리고 속임수에 넘어갈까요?
원숭이와 자라의 이야기에 담긴
부처님의 지혜를 함께 만나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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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산책 68]
왜 우리는 속고 또 속는가
– 의심과 욕망이 우리를 흔드는 이유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서 유행하시면서 대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에 비구들이 모여 의논하여 말하였다.
“이 폭지(暴志)라는 비구니는 집과 생업을 버리고 도를 배워서 실천하기 위해 삼보에 귀의하였다. 그런 즉 부처님[佛]께서는 아버지가 되며 불법[法]은 어머니가 되고 비구 대중들[比丘衆]은 형제가 되는 것이다.본래 도법(道法)으로써 사문이 되었으니 도의(道誼)를 따르고 닦으며 3독의 때를 버리고 부처님과 법과 비구 승가를 시봉하며 일체 중생을 불쌍히 여기고 네 가지 평등한 마음[四等心]을 행하여 득도하여야 하는데, 오히려 나쁜 마음을 품고 부처님을 비방하며 존귀한 분을 욕하고 대중 스님들을 가볍게 여겨 욕하니 참으로 괴이한 일이며 일찍이 없었던 일이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이 하는 말을 꿰뚫어 아시고 비구들이 있는 곳으로 오셔서 물으셨다.
“무슨 이야기들을 하고 있었느냐?”
비구들은 자신들이 의논한 바를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이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비구니는 단지 이번 세상에만 여래에게 나쁜 마음을 품고 있는 것이 아니니, 태어날 때마다 그러했느니라. 내가 기억하는 바로는 과거 무수겁 전에 한 원숭이 왕이 있었는데 숲 속에서 과일과 물을 먹고 살았다. 일체의 기어 다니는 벌레나 숨쉬는 것들이나 사람 등을 불쌍히 여겨 다 제도하여 무위의 도에 이르도록 하였다. 그때 자라가 한 마리 있었는데 그와 친한 친구가 되어 지냈으며 서로 존중하며 애초부터 서로 거슬리는 일이 없었다. 그 자라는 자주자주 원숭이가 있는 곳으로 와서 음식도 같이 먹고 이야기도 하며 옳은 이치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곤 하였다. 그런데 자라의 아내가 남편이 자주 외출을 하여 집에 없는 것을 보고 밖에서 음탕하게 처신해 절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남편에게 물었다.
‘당신은 자주 외출을 하는데 어디에 가는 것입니까? 밖에서 방일하여 함부로 지내는 것은 아닌지요?’
그 남편 자라가 대답하였다.
‘나는 원숭이와 친구가 되었소. 그는 총명하고 지혜로우며 또한 이치[義理]를 깨닫게 해주는 이요. 자주 가서 경법에 대해 논하곤 하니, 유쾌한 일들에 대해 이야기만 할 뿐 달리 방일한 짓은 하지 않소.’
그러나 그 아내는 그 말을 믿지 않고 그렇지 않을 거라고 하였다. 또한 자기 남편을 자주 유혹해서 불러내는 원숭이에 대해 화가 났다. 그래서 그를 죽여 버린다면 자기 남편이 그만 둘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였다. 그러자 곧 그 아내는 병이 난 체하고 자리에 누워버렸다. 그 남편은 열심히 약으로 치료하였으나 별 차도가 없었다. 아내 자라는 남편 자라에게 말하였다.
‘이렇게 힘써서 약으로 치료하는 데도 내 병은 깊어만 가네요.당신의 그 친한 친구인 원숭이의 간을 먹어야만 나을 것 같습니다.’
그 남편이 대답하였다.
‘그는 나의 친한 친구로서 몸을 의지하고 목숨을 의탁하여 서로 믿는 사이인데 어찌 그렇게 해서 당신을 살릴 수가 있겠소?’
그 아내가 대답하였다.
‘부부라는 것은 한 몸인데 이제 나를 구하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그 원숭이를 위하니 이는 진실로 도리에 맞지 않는 것 같군요.’
그 남편은 아내가 이렇게 조르자 그 아내를 중히 여겨서 원숭이에게 가서 말하였다.
‘나는 자주자주 그대의 처소에 왔었는데 그대는 내가 살고 있는 곳에 와보지를 않았소. 내 집에 한번 오셔서 약소한 음식이나마 드시기를 청합니다.’
원숭이가 대답하였다.
‘나는 육지에 살고 그대는 물 속에서 사는데 내가 어떻게 그대를 따라가겠소.’
자라가 말하였다.
‘내가 그대를 등에 업고 가면 갈 수가 있을 것이오.’
그러자 원숭이는 즉시 그를 따라 나섰다. 자라가 원숭이를 등에 업고 가는 도중에 원숭이에게 말했다.
‘그대를 청하는 까닭을 알고 싶지 않으시오? 사실은 나의 아내가 병이 깊은데 그대의 간을 복용하면 병이 나을 것 같다 하여 모셔가는 것이오.’
원숭이가 대답하였다.
‘그대는 어찌 그 말을 일찍 하지 않으셨소? 나는 간을 나무에 걸어놓고 가지고 오지 않았소. 빨리 돌아가서 간을 가지고 와야 하겠소.’
그리고는 즉시 되돌아가 나무 위에 뛰어 오르면서 기뻐하였다. 그때 자라는 원숭이에게 물었다.
‘그대는 마땅히 간을 가지고 나의 집에 가야 하거늘 오히려 나무 위로 올라 펄쩍펄쩍 뛰며 기뻐하니 어찌된 일이오?’
원숭이가 대답하였다.
‘이 천하에 제일가는 바보 같으니라고, 간을 나무에 걸어 놓는 법이 어디 있단 말이오? 친구라고 하면서 함께 돌아가기를 꾀하여몸을 의지하고 목숨을 의탁한 사이인데 내 목숨을 위태롭게 하려 한단 말이오? 이제 나는 돌아왔으니 각자 자기 길을 갑시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자라의 아내는 바로 폭지 비구니였고, 자라는 바로 조달이었으며, 원숭이 왕은 바로 나였느니라.”
축법호(竺法護) 한역, 생경(生經) 1권 불설별미후경(佛說鼈獼猴經)
[박영동 법사의 경전산책 68]
왜 우리는 속고 또 속는가
– 의심과 욕망이 우리를 흔드는 이유
안녕하세요.
우리가 어릴 때 한 번쯤 들어본 이야기,
‘토끼의 간 이야기’, 혹은 ‘별주부전’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단순한 전래동화가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비롯된 이야기라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오늘은 『생경』에 전해지는 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던 그 이야기 속에
어떤 뜻이 담겨 있는지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어느 날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서 많은 비구들과 함께 계셨습니다.
그때 한 비구니가 부처님과 대중을 비방하고 거친 말을 일삼는 일이 있었습니다.
비구들이 이를 이상하게 여기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 사람은 지금만 그런 것이 아니라 과거에도 그러했느니라.”
그리고 한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아주 먼 옛날, 숲 속에 한 원숭이 왕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지혜롭고 자비로워 많은 생명들에게 이로움을 주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자라 한 마리가 그와 친구가 되었습니다.
둘은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자라의 아내가 남편의 외출을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의심은 오래 머물지 않았습니다.
곧 질투로 바뀌었고, 질투는 마침내 욕망이 되었습니다.
그녀는 병든 척하며 말했습니다.
“이 병은 원숭이의 간을 먹어야 낫겠습니다.”
남편 자라는 괴로워했지만 끝내 그 요구를 거절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친구를 속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자라는 원숭이를 찾아가 더욱 정중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그대는 늘 나를 반갑게 맞아 주었지만, 나는 아직 그대를 한 번도 초대한 적이 없소.
오늘은 꼭 내 집에 와서 함께 음식을 나누고 싶소.”
원숭이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습니다.
“나는 육지에 살고, 그대는 물에 사니 어떻게 갈 수 있겠소?”
자라는 곧 대답했습니다.
“내 등에 올라타면 우리 집에 갈 수 있소.”
원숭이는 그 말을 믿고 아무 의심 없이 자라의 등에 올라탔습니다.
잔잔하던 물 위를 천천히 건너가던 중, 자라는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결국 더 이상 숨기지 못하고 말했습니다.
“사실은… 내 아내의 병을 고치려면 그대의 간이 필요하오.”
그 말을 듣는 순간, 원숭이는 잠시도 당황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왜 이제야 말씀하셨소? 나는 간을 나무에 두고 왔소. 돌아가서 가져와야 하겠소.”
자라는 그 말을 그대로 믿고 서둘러 되돌아갔습니다.
숲에 도착하자마자 원숭이는 재빨리 나무 위로 뛰어올랐습니다.
그리고 아래를 내려다보며 말했습니다.
“참으로 어리석구려. 세상에 간을 꺼내 두는 법이 어디 있겠소?
친구라 하면서 나를 속여 목숨을 해치려 하다니,
이제 우리는 함께 갈 수 없소. 각자의 길을 갑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때 자라의 아내는 바로 지금의 그 비구니였고, 자라는 조달, 곧 제바달다였느니라. 그는 부처님의 사촌이자 제자였지만 욕심과 시기로 인해 부처님을 해치려 했던 인물이니라. 그리고 그 원숭이 왕은 바로 나였느니라.”
이 이야기는 『생경』에만 전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자타카 본생경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그만큼 오래전부터 널리 전승되어 온 이야기라는 뜻입니다.
본래 인도에서는 원숭이와 악어 이야기로 전해졌고,
중국을 거치면서 자라와 원숭이 이야기로 바뀌었으며,
우리나라에 와서는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 곧 ‘별주부전’으로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전래동화의 뿌리 가운데 불전설화가 놓여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그런데 부처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단순한 재미로 들려주신 것이 아닙니다.
이 이야기 속에서 원숭이는 부처님의 전생이고, 자라는 제바달다를 상징합니다.
그리고 자라의 아내가 보여 준 마음은
의심과 질투, 그리고 욕망이 어떻게 사람을 어리석게 만드는지를 그대로 보여 줍니다.
욕망은 눈을 흐리게 합니다.
의심은 관계를 무너뜨립니다.
배신은 마침내 자기 자신까지 그릇되게 만듭니다.
반대로 지혜는 위기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게 합니다.
이 가르침은 지금 우리의 삶과도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의심하기도 하고,
욕심 때문에 옳지 않은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그 자체보다 더 두려운 것은
그 마음에 끌려가면서도 스스로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지금 내 선택은 지혜에서 나온 것인가,
아니면 욕망에서 나온 것인가.
지금 내 마음은 믿음 위에 서 있는가,
아니면 의심에 흔들리고 있는가.
그 차이가 한순간의 기분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향 자체를 바꾸게 됩니다.
익숙한 이야기 속에 담긴 부처님의 가르침을 떠올리며,
오늘 하루 조금 더 맑은 마음으로 조금 더 바른 선택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마음 하나가 이미 수행의 시작입니다.
감사합니다.
성불하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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