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덟 살 묘혜가
박영동 법사의 경전산책 70www.youtube.com
[경전산책 70]
보살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 『수마제경』에 전하는 마흔 가지 실천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의 기사굴산에서 비구 1,250명과 보살 1만 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왕사성에 묘혜라는 장자의 딸이 있었다. 묘혜는 여덟 살이었으며, 용모가 단정하고 아름다워 보는 사람들이 모두 기뻐하였다. 묘혜는 지난 세상에서 한량없이 많은 부처님을 가까이하여 공양하고 선근을 심은 사람이었다.
묘혜는 부처님을 찾아가 그 발에 예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돈 뒤, 무릎을 꿇고 합장하여 말씀드렸다.
“위없이 바른 깨달음을 이루신 부처님께서는 세상을 밝히는 큰 등불이십니다. 보살이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 여쭙고자 하오니 허락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묘혜야, 무엇이든 물어보아라. 내가 너를 위하여 설명하여 의심을 풀어 주리라.”
묘혜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떻게 해야 단정하고 아름다운 몸과 부유하고 존귀한 삶을 얻을 수 있습니까?
어떻게 해야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이 흩어지지 않습니까?
어떻게 해야 부처님 앞에 연꽃으로 태어날 수 있습니까?
어떻게 해야 자유로운 신통을 얻어 한량없는 불국토를 다니며 여러 부처님께 예경할 수 있습니까?
어떻게 해야 세상에서 원망을 사지 않고, 자신이 하는 말을 사람들이 믿게 할 수 있습니까?
어떻게 해야 불법을 가로막는 장애를 없애고, 수행을 방해하는 온갖 마군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까?
어떻게 해야 목숨을 마칠 때 부처님을 뵙고 청정한 가르침을 들어 괴로움을 받지 않을 수 있습니까?
크나큰 자비를 갖추신 부처님이시여, 저를 위하여 말씀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묘혜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네가 이처럼 깊고 미묘한 뜻을 잘 물었도다. 자세히 듣고 깊이 생각하여라. 내가 너를 위하여 말해 주리라.”
묘혜가 말씀드렸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기쁜 마음으로 듣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묘혜야, 보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단정하고 아름다운 몸을 받느니라.
첫째, 나쁜 벗을 만나더라도 성내지 않는다.
둘째, 큰 자비심에 머문다.
셋째, 바른 가르침을 깊이 좋아한다.
넷째, 부처님의 형상을 조성한다.
또 묘혜야, 보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부유하고 존귀한 삶을 얻느니라.
첫째, 필요한 때에 알맞게 보시한다.
둘째, 남을 업신여기는 마음 없이 보시한다.
셋째, 기쁜 마음으로 보시한다.
넷째, 보시한 대가나 과보를 바라지 않는다.
또 묘혜야, 보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이 흩어지지 않느니라.
첫째, 사람들 사이를 갈라놓는 말을 버린다.
둘째, 그릇된 견해를 지닌 사람을 바른 견해에 머물게 한다.
셋째, 사라질 위기에 놓인 바른 가르침을 보호하여 오래 머물게 한다.
넷째, 모든 중생이 부처님의 깨달음으로 나아가도록 이끈다.
또 묘혜야, 보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부처님 앞에 연꽃으로 태어나 연화좌에 앉게 되느니라.
첫째, 여러 꽃과 열매와 고운 가루 향을 부처님과 탑에 뿌려 공양한다.
둘째, 다른 사람을 함부로 해치지 않는다.
셋째, 부처님의 형상을 조성하여 연화좌에 모신다.
넷째, 부처님의 깨달음을 깊이 믿고 이해한다.
또 묘혜야, 보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한 불국토에서 다른 불국토로 자유롭게 나아갈 수 있느니라.
첫째, 다른 사람이 선을 닦는 것을 보고 방해하지 않는다.
둘째, 다른 사람이 바른 법을 설할 때 비난하거나 훼방하지 않는다.
셋째, 부처님의 탑과 사찰에 등불을 밝혀 공양한다.
넷째, 여러 선정을 언제나 부지런히 닦고 익힌다.
또 묘혜야, 보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세상을 살아가면서 원망을 사지 않느니라.
첫째, 아첨하는 마음 없이 선한 벗을 가까이한다.
둘째, 다른 사람의 뛰어난 점과 훌륭한 수행을 질투하지 않는다.
셋째, 다른 사람이 명예를 얻으면 항상 기뻐한다.
넷째, 보살의 수행을 업신여기거나 비방하지 않는다.
또 묘혜야, 보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그가 하는 말을 사람들이 믿고 받아들이느니라.
첫째, 말과 행동이 언제나 서로 일치하게 한다.
둘째, 선한 벗 앞에서 자신의 잘못을 숨기지 않는다.
셋째, 가르침을 들을 때 허물부터 찾지 않는다.
넷째, 가르침을 설하는 사람에게 나쁜 마음을 품지 않는다.
또 묘혜야, 보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불법을 가로막는 장애에서 벗어나 신속히 청정해지느니라.
첫째, 깊고 기쁜 마음으로 삼취정계를 받아 지킨다.
둘째, 매우 깊은 경전의 가르침을 듣더라도 비방하지 않는다.
셋째, 처음 보리심을 일으킨 보살을 부처님처럼 공경한다.
넷째, 모든 중생을 평등한 큰 자비심으로 대한다.
또 묘혜야, 보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수행을 방해하는 온갖 마군에서 벗어나느니라.
첫째, 모든 법의 성품이 평등함을 안다.
둘째, 부지런히 정진하는 마음을 일으킨다.
셋째, 언제나 부지런히 부처님을 생각한다.
넷째, 자신이 닦은 모든 선근을 중생과 깨달음을 위하여 회향한다.
또 묘혜야, 보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목숨을 마칠 때 여러 부처님께서 그 앞에 나타나시느니라.
첫째, 다른 사람이 무엇을 구하면 보시하여 그 뜻을 채워 준다.
둘째, 모든 선한 가르침을 깊이 믿고 이해한다.
셋째, 여러 보살에게 장엄에 필요한 물품을 보시한다.
넷째, 삼보에 부지런히 공양한다.”
묘혜 동녀는 부처님의 말씀을 모두 듣고 나서 세존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보살의 모든 수행을 제가 빠짐없이 받들어 실천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제가 이 마흔 가지 수행 가운데 하나라도 빠뜨리고 닦지 않는다면, 그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어기고 여래를 속이는 일이 될 것입니다.”
당나라 보리류지 한역, 『수마제경』1)
[박영동 법사의 경전산책 70]
보살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 부처님이 밝힌 삶의 기준과 깨달음의 길
안녕하세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런 마음을 한 번쯤 품어 봅니다.
“좋은 사람으로 살고 싶다.”
“남에게 상처 주지 않고 살고 싶다.”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다.”
그렇다면 불교에서는 어떤 삶을 ‘바른 삶’이라고 말할까요?
오늘은 부처님께서 직접 밝히신 『수마제경』을 통해 보살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 기준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 기사굴산에서 많은 비구들과 보살들과 함께 계셨습니다.
그때 부처님을 찾아온 이는 뜻밖에도 어린 소녀였습니다.
왕사성에 살던 여덟 살의 묘혜, 수마제라고도 불리는 아이였습니다.
이 어린 소녀는 부처님께 묻습니다.
“보살은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이 질문으로 이 경전은 시작됩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아이의 질문에 답하시며 보살이 살아가는 길을 아주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그 핵심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삶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느냐입니다.
먼저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쁜 사람을 만나도 쉽게 성내지 않고, 항상 자비로운 마음으로 살아가며,
바른 가르침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부처님을 공경하는 삶.
이렇게 살아갈 때 사람의 모습은 자연히 온화해집니다.
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때에 맞게 베풀고, 남을 업신여기지 않으며,
기꺼이 나누고, 대가를 바라지 않는 것.
이러한 삶은 자연히 복과 넉넉함으로 이어집니다.
또한 부처님께서는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도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이간질하지 않고, 바르지 못한 생각을 바르게 이끌며,
옳은 가르침을 지키고, 사람들을 좋은 길로 이끄는 삶.
이렇게 살아갈 때 관계는 무너지지 않습니다.
또 이런 삶을 말씀하십니다.
남의 선행을 방해하지 않고, 남의 말을 들을 때 비난하지 않으며,
공양을 아끼지 않고, 수행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
이러한 삶은 마음을 점점 맑게 만듭니다.
또 중요한 가르침이 있습니다.
남을 시기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기쁨을 함께 기뻐하며,
좋은 벗을 가까이하고, 보살의 삶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 것.
이렇게 살면 삶에 원망이 남지 않습니다.
또한 부처님께서는 말의 중요성도 강조하십니다.
말과 행동이 서로 어긋나지 않고, 자신의 잘못을 숨기지 않으며,
남의 말을 들을 때 허물을 찾지 않고, 설법하는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 것.
이렇게 살아갈 때 그 사람의 말은 신뢰를 얻게 됩니다.
이처럼 부처님께서는 보살의 삶을 네 가지씩 나누어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십니다.
이 가르침은 모두 합하면 무려 마흔 가지에 이릅니다.
그래서 이 경전에서는 이를 ‘보살의 사십행’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그 가운데 우리 삶에 꼭 필요한 내용들을 중심으로 함께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경전에서 더 중요한 장면이 이어집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어린 소녀 수마제에게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이와 같은 수행을 잘 닦으면 너와 같은 여자라도
반드시 깨달음을 이루어 부처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마침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훗날 수승공덕보장여래가 될 것이다.”
이것을 불교에서는 ‘수기(授記)’라고 합니다.
미래의 깨달음을 부처님께서 인정해 주신 것입니다.
이 장면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이 경전은 단순히 좋은 삶의 방법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든지, 어떤 모습이든지, 바른 수행을 닦으면
반드시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 주고 있습니다.
특히 당시 사회에서 제약이 많았던 여성에게도
성불의 길이 열려 있음을 밝힌 아주 깊은 가르침입니다.
수마제는 이 말씀을 듣고 이렇게 서원합니다.
“이 모든 가르침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모두 실천하겠습니다.”
이 장면이 참 중요합니다.
우리는 많이 듣지만 실천은 뒤로 미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조용히 스스로를 비추어 보게 됩니다.
지금 나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남을 대할 때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가.
보살의 삶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의 말 한마디, 마음 하나에서 시작됩니다.
오늘 하루, 그 가운데 한 가지만이라도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한 걸음이 이미 보살의 길입니다.
감사합니다.
성불하십시오. 🙏
1) 이 경은 묘혜(妙慧), 즉 수마제(須摩提)라는 여덟 살 난 여자아이와 부처님간의 대화를 통해 여성의 성불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부처님께서 수마제와 같은 여자아이도 6바라밀을 비롯한 40가지의 보살 수행법을 잘 닦는다면 깨달음을 성취하여 부처가 될 수 있다고 말씀하시고, 서원한 수마제에게 언젠가 깨달음을 이루어 수승공덕보장(殊勝功德寶藏)여래가 될 것이라는 수기를 내려주시는 내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