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소비자저널=조석제 대표기자]
박영동 법사의 경전산책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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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산책 22]
재산 싸움하는 형제들을 교화하신 부처님
부처님께서 왕사성 죽림정사에 머무르고 계실 때였습니다. 그 무렵, 부모를 일찍 여윈 어느 성씨 집안의 네 형제가 집과 재산 문제로 심하게 다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마침 사리불 존자를 만나게 되었고, 반가운 마음으로 이렇게 청했습니다.
“저희가 다시는 다투지 않도록 좋은 말씀으로 이끌어 주십시오.”
사리불 존자는 말했습니다.
“좋습니다. 하지만 저보다 훨씬 위대한 스승, 곧 세상의 가장 높으신 부처님께서 계십니다. 그분께 가면 분명 길이 보일 것입니다.”
형제들은 사리불을 따라 부처님을 뵈러 갔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멀리서 그들을 보시고 미소 지으시며 다섯 가지 빛으로 광명을 비추셨습니다.
형제들은 부처님께 예배드리며 간청했습니다.
“저희는 어리석었습니다. 이제는 다시는 다투지 않게 저희를 이끌어 주십시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옛날 유루 왕이라는 임금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병이 들어 의원을 찾았는데, 의원은 이렇게 처방했습니다.
“사자의 젖이 들어간 약을 써야 합니다.”
왕은 온 나라에 명을 내려 말했습니다.
“사자의 젖을 가져오는 사람에게는 땅을 나눠주고 내 사위로 삼겠다.”
그 말을 들은 한 가난한 남자가 나섰습니다.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그는 사자가 사는 산을 미리 조사해 두고, 양 한 마리와 포도주를 챙겨서 길을 떠났습니다. 산에 도착한 그는 사자가 밖에 나가기를 기다렸다가, 동굴 안에 죽인 양과 포도주를 두고 나왔습니다. 사자는 술과 고기를 모두 먹고 나서 곧바로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그때 그는 몰래 다가가 사자의 젖을 짜서 기쁜 마음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해가 저물자 길에서 한 마을에 묵게 되었고, 그곳에서 어느 도인(아라한)과 함께 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사자를 쫓느라 지친 그는 깊이 잠들었고, 도인은 신통력으로 그의 몸 안에 있는 여섯 가지 의식(눈·귀·코·혀·몸·마음)이 서로 공을 다투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발은 말했습니다. “내가 걸어가서 가능했던 일이다.”
손은 말했습니다. “내가 젖을 짰다.”
눈은 말했습니다. “내가 사자를 보았다.”
귀는 말했습니다. “내가 왕의 명령을 들었다.”
혀는 말했습니다. “너희 다 틀렸어. 죽이려는 것도, 살리는 것도 나에게 달렸다.”
그 다음 날, 그는 사자의 젖을 가지고 왕에게 갔고, “젖을 밖에 두었습니다”라고 아뢰었습니다. 그런데 혀는 갑자기 왕 앞에서 말했습니다.
“이건 사자의 젖이 아니라 나귀의 젖입니다.”
왕은 크게 화를 내며 그를 죽이려 했습니다. 그때 함께 있었던 도인이 나타나 말했습니다.
“왕이시여, 그 말은 믿지 마십시오. 이 사람은 진짜 사자의 젖을 가져왔습니다. 어젯밤 제가 그의 의식을 들여다보았는데, 혀가 분명히 ‘무조건 반대하겠다’고 했습니다. 지금 그것이 현실이 된 것입니다.”
왕은 도인의 말을 믿고 약을 만들었고, 병은 완치되었습니다. 약속대로 그는 왕의 사위가 되었고, 땅도 하사받았습니다.
그리고 도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 사람의 몸속 의식조차 서로 다투는 일이 생기는데, 하물며 여러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얼마나 다툼이 많겠습니까?”
그 말을 들은 그 남자는 도인의 은혜에 감동해 출가했고, 마침내 깨달음을 얻은 아라한이 되었습니다. 왕도 기뻐하며 오계(불살생 등 다섯 가지 계율)를 지키겠다고 서원했고, 수다원(초기 깨달음의 경지)을 얻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네 형제는 크게 깨닫고, 부처님께 출가하겠다고 청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조용히 손을 들어 그들의 머리를 어루만지시자, 머리카락이 스르르 떨어지고 옷이 법의 가사로 바뀌었습니다. 그 순간, 그들의 마음에 맺혀 있던 탐욕과 다툼의 때가 씻겨 내려갔습니다.
아난 존자가 여쭈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네 사람은 어찌하여 법문을 듣자마자 바로 깨닫게 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아주 오래 전 마문불이라는 부처님 시대에, 사리불은 이미 비구였고 이 네 사람은 장사꾼이었느니라. 어느 날 그들은 한 벌의 가사를 사리불에게 공양하고, 사리불은 기원하며 말하였다.
‘그대들이 미래에 빨리 해탈하게 되기를.’
그 인연으로 오늘 사리불을 따라 이들이 마침내 해탈하게 된 것이다.”
승민(僧旻)ㆍ보창(寶唱) 등 편집, 『경율이상』 17권
[박영동 법사의 경전산책 22]
재산 싸움하던 형제들을 교화하신 부처님
안녕하세요.
박영동 법사입니다.
숲속을 걷듯,
부처님의 말씀 속을 함께 산책하는 시간 —
경전산책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오늘은 『경율이상』 제17권에 전해지는
〈재산 싸움하던 형제들을 교화하신 부처님〉의 이야기를
함께 걸어가 보겠습니다.
오늘도 당신의 하루에
부처님의 향기가 고요히 머무르길 바랍니다.
부처님께서 왕사성의 죽림정사에 머무시던 때였습니다.
그 무렵, 부모를 일찍 여읜 한 가문의 네 형제가
집과 재산 문제로 심하게 다투고 있었습니다.
서로 얼굴도 보기 싫어하고,
같은 말을 해도 다툼으로 끝나곤 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은 사리불 존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존자시여, 저희가 다시는 다투지 않도록,
좋은 말씀으로 이끌어 주십시오.”
사리불 존자가 말했습니다.
“좋습니다. 하지만 저보다 훨씬 위대하신 분,
세상의 가장 높으신 부처님께서 계십니다.
그분께 가면, 분명 길이 보일 것입니다.”
그 말에 형제들은 부처님을 찾아 함께 길을 나섰습니다.
멀리서 그들을 보신 부처님께서는 미소 지으시며,
다섯 가지 빛으로 광명을 비추셨습니다.
형제들은 부처님께 예배드리며 간청했습니다.
“저희는 어리석었습니다.
이제는 다시는 다투지 않게 이끌어 주십시오.”
그때 부처님께서 조용히 말씀하셨습니다.
“그대들에게 옛날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리라.”
아주 오래 전, 유루왕이라는 임금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병이 들어 의원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자의 젖이 들어간 약을 써야 합니다.”
왕은 온 나라에 명을 내렸습니다.
“사자의 젖을 구해 오는 사람에게는
땅을 나누어 주고, 내 사위로 삼겠다.”
그 말을 들은 한 가난한 남자가 나섰습니다.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그는 사자가 사는 산을 찾아가
양 한 마리와 포도주를 두고 기다렸습니다.
사자가 돌아와 고기와 술을 먹고 잠들자,
그는 조심스레 다가가 사자의 젖을 짜서 돌아왔습니다.
길을 걷던 그는 해가 저물자,
한 작은 마을에 다다랐습니다.
그곳에서 한 도인, 곧 아라한과 하룻밤 함께 묵게 되었습니다.
사자를 쫓느라 몸도 마음도 지친 그는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도인은 고요히 선정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신통력으로 그의 몸속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때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그의 몸속 여섯 가지 의식 —
눈, 귀, 코, 혀, 몸, 그리고 마음이
서로 먼저 공을 세웠다며 다투고 있었던 것입니다.
먼저 귀가 외쳤습니다.
“내가 왕의 명령을 들었기에 이 일이 시작된 거야!”
발이 곧장 맞받아쳤습니다.
“아니지! 내가 걸어갔으니 가능했던 일이지!”
손도 가만있지 않았습니다.
“그럼 누가 젖을 짰는데? 바로 나야!”
눈이 불끈하며 소리쳤습니다.
“내가 사자를 보았기에 길이 열렸지 않느냐!”
그때 조용히 있던 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다들 틀렸어. 죽이려는 것도, 살리는 것도, 결국 나 — 혀에게 달린 일이야.”
그 말을 들은 도인은 마음속으로 미소 지었습니다.
“한 사람의 몸 안에서도 이렇게 다툼이 일어나는데,
사람과 사람 사이에 다툼이 없을 리가 있겠는가.”
이튿날, 그는 사자의 젖을 가지고 왕 앞에 섰습니다.
“전하, 사자의 젖을 구해왔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그의 혀가 갑자기 제멋대로 움직이며 말했습니다.
“이건 사자의 젖이 아니라 — 나귀의 젖입니다!”
왕은 얼굴빛이 변했습니다.
분노한 왕이 소리쳤습니다.
“감히 왕을 속이다니! 당장 그를 처형하라!”
그때 도인이 앞으로 나섰습니다.
“왕이시여, 분노를 거두소서.
이 사람은 거짓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어젯밤 그의 몸속 여섯 가지 의식이 서로 다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때 혀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대로 말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한 것을 제가 직접 보았습니다.”
왕은 잠시 침묵에 잠겼다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대의 말이 옳다.”
왕은 그 젖으로 약을 만들게 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병은 말끔히 나았습니다.
왕은 약속대로 그를 사위로 삼고, 땅을 하사했습니다.
그때 도인은 조용히 미소 지으며 말했습니다.
“한 사람의 몸속 의식조차 서로 다투는데,
하물며 여러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
어찌 다툼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
그 말을 들은 남자는 깊은 감동에 젖었습니다.
그는 세속의 부귀를 버리고 출가했습니다.
마음이 맑아지자, 마침내 깨달음을 얻어 아라한이 되었습니다.
왕 또한 크게 기뻐하며 다짐했습니다.
“이제부터는 결코 살생하지 않겠습니다.”
그날, 왕의 마음에도 법의 빛이 비추었습니다.
그는 깨달음의 첫 단계, 수다원과(修多洹果)에 이르렀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네 형제는
깊은 감동 속에 합장하며 부처님께 청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를 제자로 받아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자비로운 미소로 손을 들어
그들의 머리를 쓰다듬으시자,
그 마음에 맺혀 있던 욕심과 다툼의 그림자가
햇살 속에 녹듯 사라져 갔습니다.
그들은 스스로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으며,
새로운 길 — 깨달음의 길에 올랐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난 존자가 여쭈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네 형제는 어찌하여
법문을 듣자마자 바로 깨달음을 얻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부드럽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난이여, 아주 오래 전 마문불 시대에
이 네 사람은 사리불에게 한 벌의 가사를 공양하였느니라.
그때 사리불이 그들을 향해 기원하였다.
‘그대들이 먼 훗날 다시 만나, 해탈의 길을 걷게 되기를.’
그 선한 인연이 오늘, 열매 맺은 것이다.”
요즘 세상에서도
형제나 가족 사이의 재산 문제로 마음이 멀어지는 일을 자주 봅니다.
유산을 나누는 문제,
부모님을 모시는 문제에서 서로의 입장만 고집하다가
평생의 인연이 끊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돈이 아니라 — 마음입니다.
우리 안에도 늘 다투는 ‘여섯 가지 의식’이 있습니다.
눈은 더 화려한 걸 원하고,
귀는 듣고 싶은 말만 들으려 하고,
혀는 이기고 싶어 말이 앞서고,
몸은 편함을 찾고,
마음은 그 모든 욕심의 중심에서 흔들립니다.
하나의 몸 안에서도 욕심이 부딪혀 평화를 잃는데,
하물며 여러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어찌 다툼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화합(和合)을 말씀하셨습니다.
화합이란 생각이 모두 같다는 뜻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서로의 입장을 한 번만 더 들어주고,
이기려는 마음 대신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마음을 내는 것 —
그것이 바로 다툼을 멈추는 첫걸음입니다.
결국, 진짜 재산은 돈이 아니라 — 평화로운 마음입니다.
가족이 서로 미워하지 않고 웃을 수 있는 집,
서로를 존중하며 말할 수 있는 자리 —
그것이야말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가장 값진 재산입니다.
오늘의 경전산책이 마음에 울림이 되셨다면,
구독과 좋아요로 부처님의 법을 함께 이어가 주세요.
당신의 한 번의 손길이
법의 등불을 더 멀리 비추는 인연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평안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