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소비자저널=조석제 대표기자]
박영동 법사의 경전산책 23
(4분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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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산책 23]
극단을 피하는 중도의 길 – 이십억이의 거문고 비유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점파국(占波國) 팔리어로는 campā라고 하며, 첨파국(瞻波國)이라고도 한다. 한역하여 무승(無勝)이라고도 하는데, 인도 16대국 가운데 하나로 중인도 긍가(恆伽) 못 주변에 위치해 있었다.
의 뇌성(雷聲) 못가에 계셨다.
이때 존자 이십억이(二十億耳) 팔리어로는 Soṇa이고 수루나(輸屢那)로 한역하기도 한다.
는 어떤 고요한 곳에서 스스로 법의 근본을 닦아 12두타(頭陀) 번뇌를 제거하기 위한 열두가지 수행 방법을 십이두타행(十二頭陀行)이라고 한다.
의 행법(行法)을 버리지 않고, 밤낮으로 경행(經行)하면서 37도품(道品) 삼십칠도품(三十七道品)은 초기 불교의 수행법을 총 정리하여 부르는 용어이다. 삼십칠보리분법, 삼십칠각지(三十七覺支), 삼십칠보리도법, 삼십칠법, 삼십칠조도품, 삼십칠품이라고도 한다. 삼십칠보리분법은 사념처, 사정단, 사신족, 오근(五根), 오력(五力), 칠각지, 팔정도 등 총 7종 37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의 가르침에서 떠나지 않았다. 앉거나 다니거나 간에 항상 바른 법을 닦고, 초저녁이나 밤중이나 새벽이나 늘 스스로 격려하여 잠깐도 쉬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욕계의 번뇌[欲漏)의 법에서 마음이 해탈하지 못하였다.
그때 존자 이십억이는 경행하던 곳에서 다리를 다쳐 피가 흘러 온 길에 낭자했다. 비유하면 마치 소를 잡은 곳에서 흘러내린 피를 까막까치가 먹는 것과 같았다. 그런데도 그는 여전히 욕루의 마음에서 해탈하지 못하였다.
그때 존자 이십억이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석가모니부처님의 제자로서 고행 정진하는 이들 중에 내가 제일이다. 그런데도 나는 오늘날까지 번뇌의 마음에서 해탈하지 못하였다. 게다가 우리 집은 재산도 많고 보배도 넉넉하다. 나는 차라리 이 가사를 벗어버리고 세속 사람으로 되돌아가 집안의 재물을 가지고 널리 보시하는 것이 낫겠다. 사문 노릇을 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때 세존께서 멀리서 이십억이가 마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아시고, 곧 허공을 날아 그가 경행하는 곳으로 가서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그때 존자 이십억이가 부처님의 처소로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러자 세존께서 이십억이에게 물으셨다.
“너는 전에 어떤 이유로 ‘석가모니부처님의 제자로서 고행 정진하는 이들 가운데서는 내가 제일이다. 그런데도 나는 오늘날까지 번뇌의 마음에서 해탈하지 못하였다. 게다가 우리 집은 재산도 많고 보배도 넉넉하다. 나는 차라리 이 가사를 벗어버리고 세속 사람으로 되돌아가 집안의 재물을 가지고 널리 은혜나 베푸는 것이 낫겠다. 사문 노릇을 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라는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느냐?”
이십억이가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너에게 도로 물으리니, 네 마음 내키는 대로 나에게 대답하여라. 어떠냐? 이십억이야, 너는 본래 세속 집에 있을 때에 거문고를 잘 탔느냐?”
이십억이가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본래 속가 집에 있을 때에 거문고를 잘 탔었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어떠냐? 이십억이야, 만일 거문고 줄을 너무 죄면 그 소리가 고르지 못할 터인데, 그때에도 거문고 소리를 잘 나게 탈 수 있었느냐?”
이십억이가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어떠냐? 이십억이야, 만일 거문고 줄을 다시 느슨하게 하면 그때에도 거문고 소리를 잘 나게 탈 수 있었느냐?”
이십억이가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어떠냐? 이십억이야. 만일 거문고 줄을 너무 죄지도 않고 너무 늦추지도 않으면, 그때에는 거문고 소리를 잘 나게 탈 수 있었느냐?”
이십억이가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거문고 줄을 너무 죄지도 않고 너무 늦추지도 않으면 그때는 거문고 소리를 잘 나게 탈 수 있었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공부하는 일도 그와 같다. 너무 지나치게 정진하면 그것은 마치 조롱하고 장난치는 것과 같고, 게을리 하면 삿된 소견에 떨어지게 된다. 만일 그 중간에 있으면 그것이 최상의 행이다. 그렇게 하면 오래지 않아 마땅히 번뇌가 없는 사람이 될 것이니라.”
그때 존자 이십억이는 세존의 가르침을 생각하여 잠깐도 게을리 하지 않고 한가하고 고요한 곳에서 그 법을 수행하였다. 좋은 집안 자제가 출가하여 도를 배울 때처럼, 수염과 머리를 깎고 위없는 청정한 수행을 닦았다. 그래서 ‘나고 죽음이 이미 다하였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다 마쳐 다시는 몸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아 존자 이십억이는 곧 아라한(阿羅漢)이 되었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성문(聲聞)들 중에서 정진 고행으로 제일가는 제자는 바로 이 이십억이 비구이니라.”
승가제바 한역,『증일아함경(增壹阿含經)』제13권 이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한 것으로는 『중아함경』 제29권과 『잡아함경』 제9권, 그리고 『사분율』 제39권과 『오분율』 제21권, 『경률이상』 제18권에도 실려 있다.
[박영동 법사의 경전산책 23]
극단을 피하는 중도의 길 – 이십억이의 거문고 비유
안녕하세요.
박영동 법사입니다.
숲속을 걷듯,
부처님의 말씀 속을 함께 산책하는 시간 —
경전산책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오늘은 『증일아함경』 제13권에 전해지는
〈이십억이 존자의 거문고 비유〉 이야기를 함께 나누겠습니다.
어느 날 부처님께서는 인도 점파국(占波國, Campā)의 뇌성못가에 머무르고 계셨습니다.
그때 제자 이십억이(二十億耳, 팔리어 소나·Soṇa) 존자는
깊은 숲속에서 홀로 수행에 몰두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밤낮없이 걷고, 앉고, 또 걸었습니다.
잠시도 쉬지 않으며 고행하듯 정진했지만,
마음은 여전히 번뇌의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 너무 걷다 다리가 상해 피가 흐르자
이십억이는 자신에게 실망하며 중얼거렸습니다.
“내가 이렇게까지 노력하는데 왜 해탈을 얻지 못하는가.
차라리 이 가사를 벗고 세속으로 돌아가,
집안의 재물을 보시하며 살겠다.
수행이란 너무나 어렵구나.”
그때 부처님께서는 멀리서 그의 마음을 알아차리시고
허공을 날아 이십억이의 곁에 오셨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십억이야, 너는 세속에 있을 때 거문고를 잘 탔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다면 줄을 너무 팽팽히 죄면 소리가 고르지 못하지 않느냐?”
“그렇습니다.”
“또 너무 느슨하면 어떠하냐?”
“그것도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너무 죄지도, 너무 풀지도 않게 조율하면
고운 소리가 나겠구나.”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수행도 그와 같으니라.
지나침도, 게으름도 버리고
그 중간에서 바르게 걸어가야 한다.
그 길이 바로 **중도(中道)**의 길이다.”
그 말씀을 들은 이십억이는
마음의 무게가 가벼워짐을 느꼈습니다.
그날 이후 그는 더 이상 억지로 자신을 몰아세우지 않고,
조화와 평정을 지켜 수행했습니다.
그리고 머지않아 번뇌가 끊어지고,
마침내 아라한(阿羅漢)의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그때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제자들 가운데
정진과 고행으로 으뜸가는 이는 바로 이십억이 비구이니라.”
우리의 삶에도 ‘거문고의 줄’이 있습니다.
일에 대한 열정, 사람에 대한 기대, 자신에 대한 기준.
그것들이 너무 팽팽하면 마음이 끊어지고,
너무 느슨하면 삶의 소리가 흐릿해집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중도란
‘적당히 하라’는 타협이 아니라,
집착도 방임도 없는 깨어 있는 조화의 길입니다.
오늘날 많은 이들이 완벽을 좇다 지칩니다.
성적, 직장, 관계, 수행 —
모두에서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이 마음의 줄을 조입니다.
그러다 결국 번아웃에 이르고, 자신을 탓하게 됩니다.
부처님은 그때도, 지금도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삶의 조율을 배우라.
너무 죄면 끊어지고, 너무 풀면 흐려진다.
마음의 줄이 고르게 울릴 때,
비로소 지혜의 소리가 난다.”
이 이야기는 『증일아함경』 제13권에 전해지며,
팔리 경전에서는 ‘소나 숫따(Soṇa Sutta)’로 알려져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거문고의 길’, 그것은 바로 우리의 마음을 조율하는 법이었습니다.
오늘도 부처님의 한 말씀 속에서
당신의 마음이 고르게 울리길 바랍니다.
경전의 숲을 걷는 이 시간,
박영동 법사의 경전산책이었습니다.
좋아요와 구독은
이 법문을 더 멀리 전하는 큰 인연이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