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5백 명의 어린이들이 있었는데 걷거나 노는 것에 마음과 뜻이 항상 함께 일치하였다. 서로서로 마음이 맞아서 같이 놀았으며, 하루하루 그 행동을 함께했고 한 몸처럼 따로 놀지 않았다. 하루라도 보지 못하면 마치 백 일 동안 못 본 것 같았다. 서로서로 깊이 공경하고 중하게 여겼다.
어느 날 근처 강변에서 함께 놀았는데 모래로 탑묘(塔廟) 불탑(佛塔)과 불묘(佛廟)를 가리키는데, 부처님의 사리를 안치했기 때문에 불탑이라 하고, 부처님의 형상을 모신 건축물을 불묘라 하고, 또 불탑을 보호하기 위한 건축물을 불묘라 한다.
를 만들면서 저마다 말하기를 ‘내가 만든 탑이 가장 좋다’라고 하거나, ‘너는 내 것을 본떠서 만들었다’고 하는 말들을 하였다. 그 5백 아이들은 마음은 착하였지만, 과거의 업으로 복이 적었다. 그때 산속에 갑자기 하늘에서 큰 비가 내렸다. 쌓인 물이 흘러내려 강물이 크게 불어났고 그것이 밖으로 흘러넘쳐 놀던 아이들 5백 명이 떠다니다가 물속에서 빠져 죽었다. 흐르는 물에 떨어지는 것을 여러 사람이 보고 탄식을 하며 각자가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불쌍하도다, 불쌍하도다.’
부모들이 보고 소리를 지르고 슬퍼서 큰 소리로 울면서 어쩔 줄을 모른다고 했다. 시신이라도 찾으려고 하였으나 있는 곳을 알 수 없었으니, 그 슬프고 참혹함이 더했다.
그때 사람들이 와서 여러 비구들과 함께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미 알고 있었노라. 숙명은 부르지 않아도 오느니라.”
그리고 여러 부모들에게 말씀하셨다.
“두려워하지 말라. 이 아이들은 5백 세의 숙명이 그러하니라. 지금은 비록 죽었지만 도솔천(兜率天) 도솔천은 욕계(欲界) 육천(六天) 중 네 번째 하늘이다. 부처님이 태어나기 전 머물렀던 장소로 도솔천에는 내원(內院)과 외원(外院)이 있는데 내원(內院)은 장차 성불(成佛)할 보살이 머무는 곳으로 지금은 미륵보살님이 머물면서 늘 설법을 하고 계시다고 한다. 외원(外院)은 천인들이 욕락(欲樂)을 받는 처소라고 한다.
에 태어나서 모두 발심하여 보살행을 하리라.”
부처님께서 위신력으로 그 광명을 나타내셔서 그 부모들로 하여금 그 아이들이 있는 곳을 보도록 하시고는 멀리 있는 5백 명의 아이들에게 이리 오라고 부르셨다. 잠시 후에 아이들이 모두 와서 허공에 머물러 부처님께 꽃을 뿌려 공양하고 그 아래로 머리 조아려 예를 올리며 스스로 부처님께 귀의하였다.
“세존의 은혜를 입어 몸은 비록 죽었지만, 천상에 태어나서 미륵부처님을 뵈었나이다. 오직 자비로우신 은혜를 더하시어 안락하지 못한 이들을 교화해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너희들의 생각이 착하도다. 도의 지극한 진리를 잘 알아서 탑사(塔寺)를 만들었으니, 이로 인해 천상에 태어난 것이요, 이미 천상에 태어나서는 미륵불을 뵙고 법에 대한 가르침을 받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설법을 하시니 다 기뻐하며 불퇴전의 지위에 올라 각각 부모에게 말하였다.
“더 이상 슬퍼하지 마시오. 사람에게는 저마다 정해진 수명이 더 이상 머물 수가 없으니, 노력하고 정진하여 법으로 자신을 닦으시오. 사람이 삼계에 있는 것은 갇혀 있는 죄수와 같은 것이니, 득도하여 세상을 제도하고 자유를 얻고 삼보에 귀의하여 탐 진 치 삼독에서 벗어나시오. 보리심(菩提心)을 내어 장구함을 얻고 자연에 노닐면서 속세를 벗어나시오.”
부모들은 이 말을 듣고 모두 가르침을 따르며 모두 도에 대한 뜻을 가졌다. 그때 여러 천자들이 발아래 머리를 조아리고 부처님 주위를 세 번 돈 뒤에 예를 올리고 물러나서 홀연히 사라져서 도솔천으로 돌아갔다.
축법호 한역, 『생경(生經)』 제4권 「불설오백유동경(佛說五百幼童經)」 『법화경』의 방편품에는 “어린아이들이 놀며 모래로 탑을 쌓아도 불도를 이룰 것이며 풀이나 나무로 붓을 삼아 불상을 그릴지라도 공덕을 쌓고 자비심을 구축하여 불도를 이룰 것”이라고 했다. 이 내용은 『경율이상』 44권에도 실려 있다.
[박영동 법사의 경전산책 30]
어린아이들이 모래로 탑을 쌓아도 불도를 이루리라
안녕하세요. 박영동 법사의 경전산책입니다.
오늘은 『생경』과 「불설오백유동경」, 『경율이상』 등에 실린 이야기,
“어린아이들이 모래로 탑을 쌓은 공덕”을 함께 나눠 보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아이들이 놀며 쌓은 작은 모래탑조차
불도(佛道)의 인연이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바라나시를 유행하시던 때,
그 근처에는 오백 명의 어린아이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언제나 함께 걷고, 함께 놀며, 하루하루를 한 몸처럼 지냈습니다.
어느 날 아이들은 강가에서 모래로 불탑과 작은 절을 만들며 즐겁게 놀았습니다.
“내가 만든 탑이 제일 멋져!”
“네 건 내 탑을 따라 한 거야!”
그저 놀이일 뿐이었지만, 아이들의 마음은 해롭지 않고 순수했습니다.
경전은 말합니다.
“이 아이들은 마음은 착하되 과거의 업으로 복은 깊지 않았다.”
마침 그때 산에서 큰비가 쏟아져 강물이 급히 불어났고,
오백 명의 아이들은 순식간에 물에 휩쓸려 모두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지켜보던 사람들은 숨을 삼키며 외쳤습니다.
“불쌍하도다… 어떻게 이런 일이…”
부모들이 강가로 달려와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통곡했습니다.
시신이라도 찾으려 했으나 어디로 떠내려갔는지 알 수 없어 슬픔은 더욱 컸습니다.
사람들이 부처님께 달려와 여쭈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까?”
부처님은 조용히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이미 알고 있었느니라. 숙명은 부르지 않아도 오는 법이다.
이 아이들은 비록 이곳에서 떠났지만,
도솔천에 태어나 모두 보살행을 닦게 되리라.”
그 말씀과 함께 부처님께서는 광명을 비추어
부모들이 도솔천의 아이들을 볼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잠시 후, 아이들 오백 명이 허공에 나타나
부처님께 꽃을 뿌리며 머리 숙여 예배했습니다.
그리고 아뢰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는 도솔천에 태어나 미륵부처님을 뵈었나이다.
아직 고통 속에 있는 중생을 교화해 주소서.”
부처님께서는 아이들을 칭찬하셨습니다.
“훌륭하구나. 너희가 예전에 모래로 탑과 묘를 만들었으니
그 공덕으로 천상에 태어난 것이며, 미륵불을 만나 법을 들을 인연을 얻었느니라.”
그 말씀을 들은 아이들은 크게 기뻐하며
다시는 물러서지 않는 불퇴전(不退轉)의 지위에 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허공에서 부모를 향해 몸을 굽혀 말했습니다.
“부모님, 더 이상 슬퍼하지 마십시오.
모든 생명은 저마다 정해진 수명이 있고, 떠나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제는 부처님의 법을 의지해 마음을 닦으십시오.
삼계는 갇힌 감옥과 같으니, 삼보에 귀의하고
보리심을 내어 번뇌의 속박에서 벗어나십시오.”
부모들은 그 말을 듣고 가슴 깊이 눈물을 닦았습니다.
슬픔에 잠겨 있던 마음이 부처님 법을 향해 밝아졌습니다.
그들은 부처님께 머리를 조아리며 귀의했고,
도(道)에 뜻을 내어 바른 마음을 일으켰습니다.
아이들은 마지막으로 부처님께 예배 올리고,
부처님을 세 번 돌며 공경의 마음을 전한 뒤,
부드러운 광명 속에 싸여 홀연히 사라져
다시 도솔천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자연스레 『법화경』의 한 구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어린아이들이 놀며 모래로 탑을 쌓아도 불도를 이룰 것이며,
풀이나 나무로 붓을 삼아 부처님의 형상을 그릴지라도
그 공덕으로 자비심을 쌓아 끝내 불도를 이루리라.”
작은 놀이와 작은 행위라도
깨끗한 마음으로 행하면 그 자체가 보리심의 씨앗이 되어
미래의 불도(佛道)를 여는 인연이 됩니다.
아이들이 쌓아 올린 모래탑이 도솔천에서의 보살행으로 이어졌듯,
오늘 우리가 실천하는 작은 선행과 따뜻한 배려 또한
미래의 불도를 향한 첫걸음이 됩니다.
오늘 경전산책이 마음에 울림이 되셨다면,
그 울림을 가까운 이들과 함께 나누어 주십시오.
그 나눔이 곧 또 하나의 “작은 모래탑”이 되어
부처님의 법을 세상에 밝히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성불하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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