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존이시여, 보살은 어떻게 자신과 다른 사람을 함께 훌륭하게 가꾸어 나갈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보살이 두 가지를 갖추면 자신과 다른 사람을 함께 이롭게 할 수 있느니라. 하나는 복덕이고, 다른 하나는 지혜이니라.”
선생이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해야 이 두 가지를 갖출 수 있습니까?”
“선남자여, 보살이 육바라밀을 닦으면 복덕과 지혜를 함께 갖추게 되느니라.
베풀고 계율을 지키며 부지런히 정진하는 것은 복덕을 쌓는 수행이고, 어려움을 참고 마음을 고요히 하며 지혜를 닦는 것은 지혜를 밝히는 수행이니라.
또 여섯 가지를 늘 마음에 새기는 수행이 있으니, 이를 육념(六念) 육념(六念): 부처님, 가르침, 수행 공동체, 계율, 보시, 하늘 세계의 선한 공덕을 늘 마음에 새기는 여섯 가지 수행이다.
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과 가르침과 수행 공동체를 생각하는 것은 지혜를 밝히는 수행이고, 계율과 보시와 하늘 세계에 태어나게 하는 선한 공덕을 생각하는 것은 복덕을 쌓는 수행이니라.
선남자여, 보살이 복덕과 지혜를 함께 갖추어야 자신과 다른 사람을 모두 이롭게 할 수 있느니라. 모든 중생을 구하기 위해 삼악도의 고통을 받더라도 마음속으로 근심하거나 후회하지 않느니라.
복덕과 지혜를 갖추면 상황에 맞는 훌륭한 방법을 터득하고, 세상의 이치와 세상을 벗어나는 해탈의 길을 분명히 알게 되느니라.
선남자여, 복덕을 쌓는 일은 지혜를 밝히는 일과 다르지 않고, 지혜를 밝히는 일도 복덕을 쌓는 일과 떨어져 있지 않느니라.
지혜가 있는 사람은 열 가지 선한 행동을 실천하여 복덕을 쌓고, 생활에 필요한 재물과 자유로운 힘을 얻느니라. 이처럼 복덕과 지혜를 함께 갖추기 때문에 자신도 이롭게 하고 다른 사람도 이롭게 할 수 있느니라.
지혜로운 사람은 세상의 학문을 배우더라도 그 이치를 훌륭하게 익혀 생활에 필요한 능력을 갖추느니라. 또한 세상의 지식과 수행의 길을 분명히 구별하고 이해하느니라.
세상의 가르침이란 여러 학문과 마음을 고요히 하는 세속의 방법을 말하며, 세상을 벗어나는 가르침이란 몸과 마음을 이루는 모든 요소와 감각 작용과 인식의 세계를 바르게 아는 것이니라.
보살은 세상의 즐거움이 덧없고 참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중생이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느니라. 그것은 자신이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중생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이니라.
선남자여, 복덕과 지혜를 기르는 바른 바탕은 자애와 연민이니라. 모든 존재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과 그들의 고통을 덜어 주려는 마음을 닦으면, 비록 생사의 괴로운 바다를 거듭 오가더라도 후회하지 않느니라.
또 보살이 두 가지를 갖추면 위없는 깨달음의 길을 빛낼 수 있느니라. 하나는 생사의 즐거움에 빠지지 않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해탈의 의미를 깊이 살피는 것이니라.
이 두 가지를 갖추면 현재와 미래의 삶에서 자신과 다른 사람을 모두 이롭게 할 수 있느니라. 모든 현상의 참모습을 알고 큰 지혜를 얻어 자신과 다른 사람의 생활에 필요한 재물과 수명이 늘어나도록 돕느니라.
선남자여, 보살이 복덕과 지혜를 갖추면 모든 것을 베풀면서도 근심하거나 후회하지 않으며, 여러 가지 나쁜 일을 보거나 겪더라도 능히 참고 견디느니라.
보살은 보시할 때 두 가지 대상을 살피느니라. 하나는 공양과 보시를 통해 복덕을 쌓게 하는 대상인 복전(福田) 복전(福田): 공경하고 공양하거나 도움을 베풂으로써 복덕을 쌓게 하는 대상을 말한다. 밭에서 곡식이 자라듯 보시에서 복덕이 자란다는 뜻이다.
이고, 다른 하나는 가난과 고통 속에 있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인 빈궁전(貧窮田) 빈궁전(貧窮田): 가난과 고통 속에 있어 자비로운 도움과 보시가 필요한 사람을 말한다.
이니라.
보살은 복덕을 늘리기 위해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에게 베풀고, 뛰어난 지혜를 기르기 위해 공경해야 할 이들에게 베푸느니라. 은혜를 갚기 위해 스승이나 부모와 삼보에 공양하고, 가엾게 여기는 마음으로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을 돕느니라.
집착과 번뇌를 버리기 위해 공경해야 할 이들에게 베풀고, 공덕을 이루기 위해 가난한 사람에게 베푸느니라. 모든 존재가 행복해질 인연을 키우기 위해 공양하고, 고통의 원인을 없애기 위해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에게 베푸느니라.
가깝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베풀 때에는 받은 은혜를 갚으려는 마음으로 하고, 원수와 같은 사람에게 베풀 때에는 서로의 악한 마음을 없애려는 뜻으로 하느니라.
도움을 구하러 온 사람을 보면 하나뿐인 자녀를 대하듯 소중히 여기고, 자신의 형편과 능력에 따라 많든 적든 베푸느니라. 이것이 보시바라밀이니라.
보살이 베풀면서 인색한 마음을 버리는 것은 지계바라밀이고, 도움을 청하는 사람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참아 내는 것은 인욕바라밀이니라.
베풀 물건을 자기 손으로 직접 건네는 것은 정진바라밀이고, 지극한 마음으로 생각을 모아 해탈을 살피는 것은 선정바라밀이며, 원수와 가까운 사람을 구별하지 않고 평등하게 베푸는 것은 지혜바라밀이니라.
이처럼 보살은 한 번 베푸는 순간에도 여섯 가지 바라밀을 함께 실천할 수 있느니라. 이것이 복덕과 지혜로 자신과 다른 사람을 함께 빛내는 길이니라.
또 보살이 부처님만이 지니신 특별한 공덕을 이루는 원인을 닦는 것은 복덕을 쌓는 일이고, 중생을 가르쳐 성문과 연각과 부처의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것은 지혜를 밝히는 일이니라.
중생의 거친 마음을 바르게 이끄는 것은 지혜를 밝히는 일이고, 중생과 함께 온갖 괴로움을 나누는 것은 복덕을 쌓는 일이니라.
중생이 그릇된 견해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것은 지혜를 밝히는 일이고, 중생에게 믿음과 보시와 계율과 배움과 지혜를 가르치는 것은 복덕을 쌓는 일이니라.
선남자여, 보살이 다섯 가지를 갖추면 위없는 깨달음의 길을 빛낼 수 있느니라.
첫째는 굳건한 믿음이고, 둘째는 중생의 고통을 가엾게 여기는 마음이며, 셋째는 어려움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용기이니라.
넷째는 세상의 여러 학문을 배우면서도 지치거나 싫증 내지 않는 것이고, 다섯째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여러 기술과 일도 마다하지 않고 배우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복덕과 지혜를 갖춘 보살에게는 일곱 가지 모습이 나타나느니라.
첫째,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안다.
둘째, 다른 사람의 허물을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셋째, 병든 사람을 기꺼이 돌본다.
넷째, 가난한 사람에게 즐겨 베푼다.
다섯째, 모든 중생과 함께 깨닫고자 하는 마음을 낸다.
여섯째, 한순간도 방일하지 않는다.
일곱째, 언제나 지극한 마음으로 육바라밀을 닦는다.
또 다른 일곱 가지 모습이 있느니라.
첫째, 원수처럼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도 바른길로 이끌려고 한다.
둘째, 사람을 이끄는 일을 힘들어하거나 싫증 내지 않는다.
셋째, 그 사람이 마침내 해탈의 길에 이를 수 있도록 끝까지 돕는다.
넷째, 자신이 아는 세상의 지식과 일을 활용하여 사람들을 돕되, 그것에 욕심을 내거나 집착하지 않는다.
다섯째, 온갖 나쁜 일을 겪더라도 참고 견딘다.
여섯째, 다른 사람이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는 일을 함부로 퍼뜨리지 않는다.
일곱째, 계율을 어기거나 악한 일을 하는 사람을 보더라도 성내지 않고 가엾게 여긴다.
선남자여, 보살이 이와 같은 모습을 갖추면 자신도 이롭게 하고 다른 사람도 이롭게 할 수 있느니라.
선남자여, 보살에는 재가보살과 출가보살이 있느니라. 출가보살이 복덕과 지혜를 함께 닦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재가보살이 이를 실천하기는 더욱 어려우니라.
왜냐하면 재가보살은 가정과 생업과 인간관계 속에서 탐욕과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수많은 조건에 얽혀 살아가기 때문이니라.”
북량 담무참 한역, 『우바새계경』 제2권 「이장엄품」
[박영동 법사의 경전산책 76]
복과 지혜는 어떻게 함께 자라는가
— 『우바새계경』이 말하는 나와 남을 함께 밝히는 길
안녕하세요.
불교에서는 흔히 “복을 쌓아야 한다”, “지혜를 닦아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그렇다면 한 번 질문해 볼 수 있습니다.
복과 지혜는 따로 쌓는 것일까요? 아니면 함께 자라는 것일까요?
오늘은 『우바새계경』에 실린 말씀을 통해 나와 남을 함께 밝히는 보살의 길을 살펴보겠습니다.
어느 날, 선생(善生)이라는 재가신자가 부처님께 여쭈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어떠한 것이 보살의 자타장엄(自他莊嚴)이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보살이 두 가지를 갖추면 능히 나와 남을 장엄하느니라.
하나는 복덕이요, 하나는 지혜이니라.”
자타장엄이란 나와 남을 함께 아름답게 하고, 나와 남을 함께 밝히는 삶을 말합니다.
이 말씀은 보살 수행의 핵심입니다.
보살은 자기만 복을 받거나 자기만 깨닫고자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나의 삶을 바르게 세우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의 삶도 밝히는 사람, 그가 바로 보살입니다.
그렇다면 복과 지혜는 어떻게 닦아야 할까요?
부처님께서는 그 길을 아주 구체적으로 밝혀 주십니다.
보시와 지계와 정진은 복덕을 장엄하는 길이고,
인욕과 선정과 지혜는 지혜를 장엄하는 길이라고 하셨습니다.
또 다음 여섯 가지를 늘 마음에 새기라고 하셨습니다.
“부처님을 생각하고, 법을 생각하고, 승가를 생각하는 것은 지혜를 밝히는 길이다.
계율을 생각하고, 보시를 생각하고, 선한 삶이 가져오는 밝은 과보를 생각하는 것은 복덕을 기르는 길이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복과 지혜가 서로 떨어져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복덕장엄이 곧 지혜장엄이요, 지혜장엄이 곧 복덕장엄이다.”
지혜가 있으면 바른 선행이 나오고, 그 선행은 다시 복이 됩니다.
복과 지혜는 따로 닦는 두 길이 아니라 서로를 완성시키는 하나의 길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두 장엄의 뿌리도 말씀하셨습니다.
그 뿌리는 자심(慈心)과 비심(悲心)입니다.
자심은 모든 존재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고, 비심은 고통받는 이의 괴로움을 덜어 주려는 마음입니다.
복과 지혜가 아무리 크다 하더라도 그 바탕에 자비가 없다면 보살의 길이 되기 어렵습니다.
자비가 있을 때 복은 자기 자랑이 되지 않고, 지혜는 차가운 판단이 되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보살이 베풀어야 할 대상을 두 가지로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는 복전입니다. 부처님과 스승, 수행자처럼 공경하고 공양할 만한 대상입니다.
다른 하나는 빈궁전입니다.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에게 베푸는 것입니다.
보살은 복을 더하기 위해 가난한 사람에게 베풀고, 지혜를 더하기 위해 복전에 베풉니다.
은혜를 갚기 위해 베풀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베풉니다.
이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도 깊은 뜻을 줍니다.
불공과 공양만이 보시가 아닙니다.
법당에 올리는 정성도, 고통받는 사람에게 내미는 손길도
자비에서 나올 때 복과 지혜를 함께 기르는 길이 됩니다.
부처님께서는 또 말씀하셨습니다.
보살이 베풀 때 인색한 마음을 버리면 그것이 지계바라밀이 됩니다.
도움을 구하는 사람의 말을 참을성 있게 받아들이면 그것이 인욕바라밀이 됩니다.
베푸는 일을 직접 실천하면 그것이 정진바라밀이 됩니다.
마음을 집중하여 해탈을 생각하면 그것이 선정바라밀이 됩니다.
원수와 친한 이를 가리지 않고 평등하게 베풀면 그것이 반야바라밀, 곧 지혜바라밀이 됩니다.
이처럼 보살의 보시는 단순히 물건을 주는 일이 아닙니다.
한 번의 보시 속에도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가 함께 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작은 선행 하나도 어떤 마음으로 하느냐에 따라 육바라밀의 수행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삶에서도 그렇습니다.
누군가를 도우면서 아까워하는 마음을 내려놓는 것,
도와주고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서운해하지 않는 것,
가까운 사람과 먼 사람을 가리지 않고 따뜻한 마음을 내는 것,
그것이 일상 속 보살의 수행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보살이 갖추어야 할 모습도 여러 가지로 말씀하셨습니다.
자신의 허물을 알고, 남의 허물을 함부로 말하지 않으며,
병든 이를 돌보기를 좋아하고, 가난한 이에게 베풀기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원수를 만나도 성내기보다 그를 바른 길로 이끌려 하고,
파계한 사람이나 악한 일을 하는 사람을 보아도 미워하기보다 가엾게 여기는 사람입니다.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재가보살이 복덕과 지혜를 함께 닦는 일은 더욱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재가보살은 가족과 생계, 재물과 인간관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좋은 마음을 내고도 현실의 일 앞에서 흔들릴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자리에서 보살의 수행은 시작됩니다.
우리가 보살의 길을 걷고자 한다면 법당에서만 보살로 머물 수는 없습니다.
가정에서도, 일터에서도, 사람을 대하는 자리에서도 보살의 마음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복을 쌓는다는 것은 내가 받을 좋은 결과만을 바라는 일이 아닙니다.
지혜를 닦는다는 것도 나 혼자 높아지는 일이 아닙니다.
참된 복은 남을 살리는 데로 흘러가야 하고,
참된 지혜는 중생의 고통을 덜어 주는 데 쓰여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이 질문 앞에 서게 됩니다.
나는 복만을 구하고 있지는 않은가? 지혜만을 내세우고 있지는 않은가?
아니면 복과 지혜를 함께 닦아 나와 남을 함께 밝히고 있는가?
복과 지혜는 자비 안에서 함께 자랍니다.
오늘 내가 베푸는 작은 마음, 화를 참고 건네는 부드러운 한마디, 누군가를 위해 내미는 손길,
그 마음이 바로 나와 남을 함께 밝히는 재가보살의 길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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