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산성 전투에 대해 『삼국사기』 <백제본기>에, “성왕 32년(554), 7월에 신라를 치려고 보병과 기병 5천 명을 거느리고 구천에 이르렀는데, 신라의 복병이 일어나니, 그들과 싸우다가 난병에게 살해되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관산성 기록이 <백제본기>와 같이 <신라본기>에도 있습니다.
“진흥왕 15년(554), 7월에 명활성(明活城)을 수축했다. 백제왕 명농(성왕)이 가량(가야)과 함께 와서 (우리) 관산성(管山城)을 치므로, 맞아 싸웠으나 전세가 불리했다. 신주의 군주 김무력이 주병을 거느리고 가서 교전했는데, 비장인 ‘고간도도’가 급히 쳐서 백제왕을 죽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한국사>에, 성왕이 (신라) 관산성을 공격한 이유가 있습니다. 나제동맹을 맺고 고구려 남하정책에 함께 대항하던 신라가 동맹을 깨고, 백제 영토인 한강 유역을 점령했기 때문에 진출 통로가 막혀서라 합니다.
강단사학계는 관산성을 한반도 충북 옥천에 비정했는데, 첫째, 옥천군 일대 어디에도 전쟁 흔적(녹슨 철검, 유골 등)이 없습니다. 둘째, 신라가 점령했다는 한강 유역 대신에, 금강 하구로 진출하면 중국과의 교역에 지장이 없으므로, 관산성을 급히 공격할 이유가 없습니다. 관산성은 충북 옥천에 없습니다.
관산성 비정이 잘 못 되었다면, 어디일까요?
<신라본기> 554년 7월에, 신라 진흥왕이 백제 침공을 대비하여 명활성을 수축하자, 곧바로 백제가 관산성을 공격한 것을 보면, 관산성은 명활성 방어 진지로 보입니다. 관산성을 찾기 위해 명활성을 찾아야 합니다.
신라 눌지마립간 15년(431) 4월에 “왜병이 동쪽 변경을 침범하여 명활성을 포위했다.” 했으니, 명활성은 경주 동쪽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한반도 경주 동쪽은 바다이므로, 경주와 명활성은 한반도에 없다고 봅니다. 참고로 ‘경주’는 <세종실록> 1427년 조에, 신라 사당을 세우고 붙인 지명이라 합니다.
한반도 경주가 세종 이후에 붙여진 지명이라면,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합니다.
1666년 (조선) 김수홍이 만든 지도, <천하고금대총편람도>에 경주(慶州) 표시가 있습니다. 경주 주변에 6안(六安)과 팔공산(八公山)과 봉양(鳳陽, 府城)으로 보아, 경주는 지금의 안휘성 화이난(淮南)시 수현(壽縣, E116°46′ N32°35′)이라고 봅니다.
관산성(管山城)의 관(管)과 명활성의 명(明)을 구글 지도에서 찾았더니, 나란히 있는 곳이 강소성 홍택호(洪澤湖) 남쪽의 호수 변(E118°27′ N33°6′)입니다. 현재 지명은 관진(管鎭)과 명조릉(明祖陵)입니다. 이곳은 수현(경주) 동쪽에 있어, 눌지마립간 기록(431)과 같습니다.
이곳 관진에서 서북쪽, 60㎞ 지점에 사비성(泗沘城)으로 보이는 사현(泗縣, E117°50′ N33°30′)이 있습니다. 지형을 살펴보면 관진은 사비성으로 들어가는 병목에 있어, 관진이 관산성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손에 잡히는 단군조선』(오운홍)에서, 성왕이 천도한 사비성을 안휘성 사현으로 봅니다. 실제로 사현에 사성(泗城) 표시가 있으며, 성의 남북으로 신변하(新汴河)와 신수하(新濉河)가 흐릅니다. 사비성(泗沘城)이란 사(泗)와 비(沘)의 두 강물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중 사(泗)는 신변하로 수량이 적고 습한 강이지만, 사비성 남(정문)쪽에 있어 명칭에 泗자가 먼저 쓰였다고 짐작됩니다.
백제 사비성을 찾았으니, 공산성 전투의 실마리가 보입니다.
안휘성 수현(경주)을 신라 도읍으로 보면, 백제 사비성(사현)과의 거리는 150㎞입니다. 먼저 자리 잡은 신라로서는 가까이에 성왕이 천도해 왔으니, 긴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홍택호를 지나 사비성으로 들어가는 백제의 선박을 관산성에서 감시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백제로서는 해상 통로에 장애가 된 관산성을 공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백제는 당시 무령왕이 정비해놓은 22담로를 관장하는 해상무역 국가입니다. 사비성에서 양자강을 거쳐 동해(황해)로 나아가려면, 홍택호와 관산성을 거쳐야 합니다. 관산성의 피리 관(管)은 선박이 반드시 통과할 수밖에 없는 눈엣가시 같은 길목을 뜻합니다. 성왕의 아들 창(昌)은 이곳을 공격했습니다. 창의 전투가 불리하다는 소식을 듣고, 성왕은 밤중에 창을 지원하려 출병한 것입니다.
<신라본기>에, 신라가 ‘성왕의 목을 베고, 도망자 하나 없는 완벽한 승리를 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완벽한 승리는 전쟁사에서 찾기 어려운 일입니다.
앞서 4편에서 ‘백제가 고구려의 속국이라는 족쇄를 풀기 위해, 성왕이 국명을 남부여로 바꾸고, 사비성으로 천도했다고 소개한 글’이 있습니다.
그때 고구려 속관이 사비성에서 쫓겨났지만, 그가 심어놓은 기존의 정보망으로 성왕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여 신라와 정보를 공유했으리라 짐작됩니다.
성왕이 사로잡힌 관산성은 강단사학계가 말하는 충청북도 옥천이 아닙니다.
중국 강소성 홍택호 남단에 있는 관진이라는 성으로 봅니다.
관산성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안휘성에 있는 사현(E117°50′ N33°30′)이 백제의 마지막 도읍, 사비성이라 확인된 것도 ‘우리 고대사의 획기적인 일’입니다.
[2026.10.27. <(사)손에 잡히는 역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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